ADVERTISEMENT

"집값, 1300억원 쯤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버킹엄 궁전보다도 넓은 7만여평의 대지, 침실 103개, 대형 수영장 5개, 헬기 착륙장에 영화관까지….

새로 만들어진 최고급 럭셔리 휴양지나 호텔 광고가 아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실시한 조사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세상에서 제일 비싼 집'의 영예를 차지한 영국의 저택 '업다운 코트'가 인터넷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영국 서리주 윈들즈햄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집의 가격은 7000만 파운드. 우리돈으로 1300억원을 넘는다.

지난해 포브스의 발표 이후 '딴 세상 집'이라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던 업타운 코트가 이번에는 서로 이 집의 주인이 되고야 말겠다는 억만장자들의 경쟁이 알려지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것.

업다운 코트는 지난 2005년 시장에 매물로 나왔는데 가격이 워낙 높아 선뜻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신원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아시아 지역의 억만장자 몇 명이 구입의사를 밝히면서 이들간의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억만장자들의 경쟁만큼 인터넷 세상의 관심도 뜨겁다. '아시아쪽 부자라면 분명 한국사람일 것'이라는 의견들과 함께 '강남 고급 아파트 단지의 한 동값 정도밖에는 안된다'며 최근 급등한 한국의 부동산 가격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로또 대박이라도 맞지 않으면 '내집 한 칸 마련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인 요즘 상황에서 1300억원짜리 집을 누가 사든 관심없다는 허탈감을 표현한 의견이 대부분이다.

선진국 보유세 실효세율이 1%정도라고 하니 이 세율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업타운 코트의 주인이 되는 사람은 보유세로 매년 타워팰리스 중형 평형 한채씩을 내놓아야하는 셈.

월급을 통째로 저금하고 11년동안 단식에 성공하기만하면 서울에 32평짜리 아파트 한채를 장만할 수 있다는 기사가 최근 보도된 바 있다.

이것저것 쓰고 남은 저축으로 마련하려면 30년 가까이 걸린다는데 만약 업타운 코트 같은 집을 사려면 도대체 몇 세대에 걸쳐 단식을 해야하는지 계산이 쉽지 않다.

머니투데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