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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4년 만에 MVP 탈환이세돌, 4년 만에 MVP 탈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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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1일 저녁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06 바둑대상 시상식엔 허동수 한국기원 이사장 등 바둑 관계자 300여 명이 모였다. 왼쪽부터 서봉수 9단(감투상), 박지은 6단(여자 인기상), 이세돌 9단(MVP), 백홍석 5단(신인상), 이창호 9단(우수 기사상), 루이나이웨이 9단(여자 기사상). [사진=안성식 기자]

"지금도 부족하고 앞으로도 부족하겠지만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비금도 독수리'이세돌 9단이 2006년 바둑계의 최우수 기사(MVP)로 뽑힌 뒤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기자단 투표에서 이세돌 9단은 총 37표 중 24표를 얻어 박빙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경쟁자인 이창호 9단(9표)과 박정상 9단(4표)을 압도적인 차이로 눌렀다. 다섯 명의 후보자 중 최철한 9단과 박영훈 9단은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이틀 전 새해 첫 세계 대회인 도요타 덴소배에서 우승한 이세돌은 기록 부문에서도 다승상과 연승상을 휩쓴 데다 MVP 부상으로 LG 42인치 PDP TV를 받아 신혼의 아내와 백일이 갓 지난 딸에게 푸짐한 선물을 안겨줬다. 이세돌의 MVP는 2000년과 2002년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해 한국 바둑은 중국에 밀려 고전하면서 세계 대회 우승은 박정상 9단의 후지쓰배가 유일했다. 국내 바둑은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이 정확히 4 대 4로 양분했다. 이창호는 왕위.국수.10단.전자랜드배를 획득했고, 이세돌은 GS칼텍스배.KBS바둑왕.물가정보배.맥심배를 따냈다.

2006년도 랭킹은 이창호 1위, 이세돌 2위, 최철한 3위였고 상금 순위는 이창호 1위, 박정상 2위, 이세돌 3위였다. 그러나 이세돌은 지난해 78승을 거둬 박정상(65승)과 이창호(60승)를 크게 앞서며 다승 부문 1위를 마크했고 연승 부문에서도 14연승으로 1위를 지켰다. 특히 10~12월 후반기에 우승을 몰아친 쾌속 질주가 강한 인상을 남겨 엇비슷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창호 9단은 우수 기사상 수상에 이어 팬 투표로 주어지는 인기상에서 2992표를 얻어 이세돌 9단(2241표)을 제쳐 아쉬움을 달랬다(여자 인기상은 박지은 6단).

감투상에선 만 53세의 나이에 삼성화재배 세계 대회 4강에 올라 깜짝 쇼를 연출했던 '잡초류'서봉수 9단이 37표 중 22표를 얻어 수상자가 됐다(조한승 9단 11표, 원성진 8단 3표, 박정상 9단 1표).

최우수 신인상에선 지난해 일약 삼성화재배 4강에 오른 뒤 곧바로 SK가스배 신예 10걸전에서 우승한 백홍석 5단이 총 23표를 얻어 왕위전 도전자였던 이영구 6단(8표)과 국수전 도전자 윤준상 4단(3표), LG배 4강 홍민표 6단(1표) 등을 크게 누르고 2006 신인왕이 됐다. 백홍석 5단은 77.14%의 최고 승률을 기록해 승률상도 받았다.

박정상 9단은 지난해 한국 기사로는 유일한 세계 챔프였고 오스람코리아배 신예 대회 우승 등 각종 기전에서 생애 최고의 활약을 보였으나 불운(?)하게도 상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여자 기사상은 이론의 여지 없이 3개 여자대회를 싹쓸이한 '철녀'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에게 돌아갔다(루이 30표, 김혜민 6표, 조혜연 1표). 아마추어 기사상은 전주의 세계 아마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새 강자로 떠오른 우동하 7단이 32표를 얻어 거의 만장일치로 수상자가 됐다.

2006 바둑대상 시상식은 10일 저녁 허동수 한국기원 이사장 등 바둑 관계자들과 스폰서 및 프로기사 등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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