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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한푼 안 들고도 웃는 이 아저씨가 믿는 구석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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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올해 말 퇴직 예정인 55세 직장인 A씨. 자녀 결혼시킬 때 쓰고 남은 금융자산에다 퇴직금까지 합하면 3억 원을 손에 쥐게 된다. 큰 돈이지만 노후를 책임지기엔 부족하다. 그나마 변변한 연금도 들어놓은 게 없다.

한국운용 분석에 따르면 매달 생활비로 200만 원씩 쓴다고 가정할 때 3억 원은 10년 8개월이면 바닥난다. 은행에 넣고 이자를 챙겨봤자 2년 8개월을 더 연장할 뿐이다. 현재 55세인 한국 남자의 생존 예상기간이 23.6년인 것을 감안하면 결국 죽을 때까지 10년 넘게 무일푼으로 살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A씨처럼 연금 없이 퇴직하는 은퇴 생활자들이 기대수명까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나은행 백미경 성북동 지점장은 "준비 없이 은퇴한 사람일수록 투자와 동시에 생활비도 마련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원금 까먹기? 원금 지키기!=자산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도 은퇴하면 매달 고정수입이 끊겨 어려움을 겪는다. 은행 예금 통장에 넣어두면 곧 쪼그라들게 마련이다.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는 은행 예금에 비해서는 고금리지만 수익률은 연 4% 정도다. 3억 원을 맡겨도 한 달에 100만 원에 불과하다. 매달 생활비로 원금이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 적은 셈이다.

원금은 최대한 손대지 않으면서 생활비를 벌 수 있는 상품 중 대표적인 게 선박펀드나 부동산 펀드다. 선박펀드는 투자자 돈으로 선박을 새로 만들거나 중고 선박을 사서 해운회사에 빌려준 뒤 임대수입(용선료)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펀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연 6~9%대 고금리라 3억 원을 투자하면 분기당 450만~700만 원을 받는다. 원금보장형은 아니지만 대부분 선박매각 가격이 미리 결정돼 있어 사실상 원금 보장형이나 마찬가지다. 특정 기간에만 판매해 투자기회가 적긴 하지만 선박운용사가 내놓는 선박펀드는 증시에 상장돼 있어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다. 임대형 부동산 펀드도 선박펀드와 거의 유사하다.

올해 등장한 매달 분배형 펀드도 관심을 가질만하다. 채권형은 기대 수익률이 연 5.2% 정도다. 매달 배당금을 분배한다는 것 외에는 기존 채권형 펀드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곧 출시될 주식형 펀드는 분배금을 연 8.4%로 책정, 생활비 조달에 관심 있는 은퇴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펀드는 수익률과 무관하게 매달 210만 원씩을 받는다. 실제 투자수익은 환매할 때 반영된다. 수익률이 나쁠 경우 원금에서 매달 배당금만큼 빠지지만 증시 상황이 좋아지면 플러스 수익률을 기대할 수도 있다.

◆ 은퇴자금이 부족하다면=가진 돈이 적을 때는 원금을 다달이 조금씩 쪼개 쓰는 수밖에 없다. 이 경우에도 효율적인 운용이 필요하다.

이럴때 유용한 상품이 은행의 연금예금이나 즉시 연금식 보험이다. 예컨대 하나은행의 '셀프 디자인 예금'은 1억 원의 자산을 가진 은퇴자가 월 200만 원씩 받는 것으로 계약하면, 정기예금 이자 40만 원에다 원금에서 160만 원을 더해 매달 지급한다. 수익률이 연 4.8%라면 5년간 월 200만원을 생활비로 쓸 수 있는 셈이다.

45세 이상이면 들 수 있는 보험사의 즉시 연금식 보험은 자산을 연금에 넣고 매달 이자를 연금 형태로 받는 상품이다. 연금 예금과 비슷하지만 수익률과 연금 수령 기간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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