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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불교 대중화 앞장|중앙승가대 이혜성 학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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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다른 종교와 달리 대중예술에 의한 포교방식을 금기 시 해온 불교계가 처음으로 연극을 통한 대중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유일의 승려 전문교육기관인 중앙승가대학(서울 안암동5가157·개운사 경내·학장 이혜성 스님)은 오는13일 오후7시30분 불교방송 공개홀에서 이 대학 재학생 스님들이 기획·연출한 연극『천도』를 일반인들에게 선보인다.
불교적인 내용을 소재로 기획에서 연기에 이루기까지 전 과정에 전문가의 참여 없이 오직 스님들만으로 일반무대를 꾸미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옥에 떨어진 한 영혼이 극락으로 천도돼 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승가대 학생회가 11명의 스태프와 17명의 출연진을 구성, 개교기념일인 지난달 15일 교내에서 1차로 막을 올린바있다.
『보는 사람은 물론 제작에 참여한 당사자들도 모두 함께 놀랐습니다.』 당시 이 연극이 무대에 올려지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 학장은『상상외로 감동적이었다고 관람소감을 피력했다.
『우리 불자들은 스스로가 늘 죽음이라는 문제에 대해 초탈해 있다는 자신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이 작품을 보고 나서 크게 깨달은 것은 인간의 죽음이 결코 관념적인 명제일 수만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초교내 축제행사의 일환으로 꾸며진 이 연극이 의외로 큰 반응을 얻게되자 이학장은 13, 14일 불교방송 공개홀공연을 시작으로 봉은사(16, 17일) 구룡사(18,19일)등에서도 잇따라 공연키로 했다.
『불교를 보다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바로 이같은 시청각적인 방법론이 다양하게 개발돼야한다』고 강조한 이 학장은『이 작품이 공연될 경우 이교도와 일반 대중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며 크게 기대하는 표정.「회심곡」「부모은중경」등 2막으로 구성된 연극『천도』의 공연시간은 약2시간.
한국불교의 대중화를 위한 커다란 시금석이 될 이번 공연이 성공할 경우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 정례화 할 계획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이 학장은 밝혔다.<김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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