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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 뚝 얌체 과속 차 '이젠 딱 걸렸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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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경찰청은 긴 터널이나 다리와 같은 고속도로 위험 구간을 지나는 차량의 통과시간을 측정해 과속 차량을 적발하는 구간 과속 단속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8일 밝혔다. 이르면 6월 도입되는 이 방식은 단속 구간의 시작 지점에 있는 단속 카메라가 차량 번호판을 찍어 지나간 시각을 측정한 뒤 끝 지점의 카메라가 통과 시각을 다시 잰다. 이어 두 카메라 사이를 달린 거리와 시간으로 평균속도를 계산해낸다. 만일 평균속도가 제한속도를 넘을 경우 컴퓨터가 자동으로 범칙금 통지서를 출력한다.

경찰은 구간 단속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기로 카메라가 설치된 곳에서만 잠시 속도를 줄여 단속을 피하는 운전자들도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우선 6~9월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7.5㎞ 구간 ▶중앙고속도로 죽령 터널 4.6㎞ 구간 ▶영동고속도로 둔내 터널 3.4㎞ 구간에 설치한 뒤 효과와 문제점을 점검해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해대교 구간은 지난해 10월 짙은 안개 속에서도 과속으로 달린 차량 때문에 27중 추돌사고가 일어나 11명이 목숨을 잃은 곳이다.

경찰은 이미 2003년부터 서울 내부순환도로 홍지문 터널 구간에서 구간 단속 장비를 시험한 결과 정확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호주의 일부 주는 지난해 구간 단속을 도입해 효과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구간 단속이 단속 구간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캥거루 효과'를 억제하고 교통사고를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캥거루 효과=과속 차량이 단속 카메라 앞에서 갑자기 속도를 줄였다가 단속 카메라를 지나치면 다시 속도를 내는 것을 말한다. 캥거루가 껑충껑충 뛰기 직전 몸을 잔뜩 움츠리는 것을 연상케 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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