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음악 프로|게임 곁들여 오락성 높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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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TV 음악 프로들이 대담·게임 등을 가미한 오락 프로들로 점차 다변화 돼 가고 있다.
KBS와 MBC-TV는 공 민영 체제의 격변하는 방송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음악 프로들의 위상을 전면 재검토, 채널별·시간대별 시청 대상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음악 전문 프로는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되면서 생활 정보·대담 프로의 부수적 위치만으로 왜소화되고 있다.
이 같은 음악 프로의 위축은 무대장치·출연자 섭외·음향 기술등 제작 조건이 까다로운데다 뉴스·스포츠·드라마 등에 비해 시청률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데 기인한다.
MBC는 지난달 봄 개편에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대중 음악 무대『여기 젊음이』(목·오후7시5분)와 흘러간 노래를 따라 불러 보는『가요 초대석』(금·오후11시15분)을 신설, 다양한 음악 프로의 시도를 꾀하고 있다. 특히『여기 젊음이』는 젊은 가수들의 전성 시기였던 70∼80년대 초의『영11』등을 잇는 포맷으로 토크쇼를 가미한 현장 음악 연주로 엮어진다.
KBS『가요 무대』의 성공에 자극 받아 신설된『가요 초대석』은 음악 감상보다는 따라 부르기(일명 가라오케)를 지향, 오락적 성향을 앞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를 음악만으로 구성한『영상 가요』『밤의 가요 쇼』는 폐지됐고, 간판 음악 프로인『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도 토크쇼와 뮤지컬 등을 혼합한 버라이어티 쇼로 변신하고 있다.
예능 담당 PD들이 대거 SBS로 옮겨가 특히 음악 전문 프로의 경우 현상유지도 어려울 만큼 개편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KBS는 이 때문에 오락 프로 자체는 모두 그대로 두고 내용만 쇄신한다는 입장.
공영 방송 위상 강화 방침에 따라 1TV의 음악 프로『쇼 토요 특급』『가요 무대』는 2TV로 채널을 옮기거나 시간을 변경할 방침이다. KBS제작진은 음악 전문PD 인력과 제작비가 현실적으로 크게 부족해 과감한 대형 무대는 시도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음악 프로는 직접 연주·노래가 이뤄지지 않는 녹음된 음악으로 대체되고 있다.
특히 일부 가수들은『TV에서 생생한 음악을 표출해 낼 수가 없고, 평면적인 구성으로 노래 이미지에 도움이 안될 때가 많다』며 출연 거부를 고집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KBS의 한 관계자는『세계적 추세로도 공중파TV에서 음악 전문 프로가 살아남기는 매우 어렵다』고 설명하고『공연 문화가 전문화·다양화되지 못한 우리 현실에서 당분간 TV음악 프로는 따라 부르기와 오락 위주의 편의주의 적 구성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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