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기업 한둘이 아니지요"|대기오염 방지 설비 13년 이강욱씨<한국 코트렐 영업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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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강욱씨(37)는 유달리 공장 굴뚝에 관심이 많다. 길을 가다가도 매캐한 냄새만 나면 반응을 보인다. 주변을 돌아보면 영락없이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굴뚝이 있다.
대기오염 방지설비 전문가인 그로서는 굴뚝만 쳐다봐도 매연의 종류와 양을 대충 가늠할 수 있다. 두산전자의 페놀이니, 원진레이온의 독가스니 하여 세상이 온통 공해문제로 떠들썩한 요즘 이씨의 마음은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저 지경까지 방치할 수 있었다는 게 의아스럽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그런 기업이 한둘이 아니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현재 대기오염방지 전문시설 업체인 한국 코트렐(대표 이달우)에서 영업부장을 맡고 있는 그의 학력은 비록 고졸(공고 기계과)에 불과하지만 집 진기 제작에 관한 한 전문가로 통한다.
주문의뢰 받은 업체를 방문해 업종과 공장규모에 맞는 기종을 선택하고 필요한 도면설계와 설비의 제작, 그리고 현장설치와 시운전까지 전 과정을 13년간 두루 섭렵한 현장 인이다.
이 부장의 손을 거쳐 제작된 집 진기는 무수히 많다. 보령화력 발전소, 포철의 포항·광양제철소,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등에서 가동중인 집진 설비들이 대표작이다.
동양시멘트는 지난해 차관을 도입해 공장증설 공사를 하면서 차관 조건에 따라 집진 설비를 수입품으로 썼다. 그러나 기존 공장에 있는 한국 코트렐 집 진기에 비해 값만 비싸고 성능은 뒤진다는 게 동양 측의 푸념이었다고 한다.
이 부장은 최근 일련의 환경오염 파동을 계기로 우선 기업 하는 사람들이 크게 각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산업화될수록 공해문제가 부각되게 마련이지만 그것이 지나쳐 인간목숨을 위협할 정도라면 산업화를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다. <심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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