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온몸 통증|윤방부<연대의대 교수·가정의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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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우리네 아낙네들은 김장을 한다거나 돌잔치, 환갑잔치 등 집안에 경조사가 있을 때 조금도 쉬지 못하고 일을 하고 난 후 온몸의 여기저기가 쑤신다고 호소한다.
다소 신경이 예민하고 피로해 보이는 45세 된 여자 환자가 오랫동안 전신 여기저기가 쑤시고 특히 목뒤나 견갑골 사이, 허리 등에 통증이 있으면서 늘 피로하고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으며 손발이 저리고 부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호소하며 진찰실을 찾아왔다.
여러 가지 검사를 한 결과 섬유 근육통 증후군이었다.
이 병의 특징은 다음의 18군데의 부위 중 11군데 이상에서 누르면 통증이 있다는 것이다. 머리 뒤쪽의 후두부근육·목·어깨·두 번째 늑골부위·견갑골사이·팔꿈치·허리·엉덩이·무릎의 9군데로 양쪽을 합해 18군데다.
대개 30∼50세에서 많이 나타나며, 이 병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런 환자의 60∼90%에는 수면장애가 있는데 뇌파검사에서 특징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병은 다른 병에 비해 진단이 어렵고 원인이 분명치 않기 때문에 치료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결코 불구가 될 만큼 진행되는 난치병은 아니며 정신적인 요인이 관여되긴 하지만 결코 정신과적 질병은 아니다. 쉽게 한번에 치료되지 않으므로 인내를 가지고 환자 스스로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자체의 교정, 적당한 운동, 양호한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정서적 갈등의 해소,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에 따라 소염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으나 습관성이나 의존성이 되기 쉬우므로 조심해서 써야 하며 무엇보다도 수면을 적절히 잘 취하는 것이 좋다.
이 병은 증세가 비슷한 류머티스 관절염이나 퇴행성관절염 등과 구별해야 한다. 류머티스 성 관절염은 40∼50세의 여성에서 많이 생기며 다발성 관절 통이 나타나는데 특히 손가락 마디가 부어오르고 아프며 관절의 동 통이나 종창이 대칭으로 나타나며 아침에 일어나면 관절운동이 유연하지 못하고 뻣뻣해진다.
또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들어 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와서 생기는 질환으로 허리나 무릎 등 체증부하가 많은 부위에 잘 생기고 관절의 변형이 잘 오며 반복적인 통증이 있고 관절이 굳어지며 점차적으로 운동장애가 온다. 그 외에도 갑상선 기능 저하증,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근막통증, 신경증, 류머티스 성 다발성 관절염 등도 증세가 비슷하므로 구별해야 한다(다음주부터 인제대 부속 백병원 성형외과 백세민 박사가 성형에 관해 집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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