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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앞둔 EC|화물 운송체제도 "탈바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92년으로 예정된 유럽 공동체(EC)통합은 이 지역으로 드나드는 수출입 화물의 운송사업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목적지 직접수송>
나라별로 서로 다른 화물의 하역·운송조건이 하나로 통일되고 선박을 통한 해상운송과 도로·철도 등을 이용한 내륙운송이 합쳐져 복합화물 유통체제가 구축될 예정이다. 해운선사들이 수출입화물을 부두에 부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로·철도를 이용, 최종 목적지까지 직접 수송해 준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지중해 주변의 항구가 더욱 발달하리란 전망이다. EC지역내 각 국가들 사이에 내륙 운송길이 불편해 현재 영국·독일·베네룩스3국에로의 수출입 화물선은 수에즈운하→지중해→대서양으로 빈 돌아가고 있다. 시일도 더 걸리고 운송비용도 많이 먹힌다.
그러나 EC가 통합되면 빙 돌아가지 않고 지중해연안 항구에 짐을 부린 뒤 내륙 운송으로 옮길 수 있어 시간·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항만시설도 확충>
이 때문에 벌써 지중해 연안 중심부에 위치한 프랑스의 마르세유,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항 등은 꿈에 부풀어 있다.<지도 참조>
마르세유 항은 기존 항만 시설을 크게 확충해 컨테이너 화물 처리능력을 키우는 한편, 인터 컨테이너·CNC·TEE등 철도운송업체를 이용한 중부 유법 철도 수송 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도로수송 절차 복 잡>
EC는 각국간에 매우 발달된 도로·철도망을 갖추고 있으나 도로를 이용한 화물 수송에는 많은 제약이 있다. 우선 유럽의 각 나라들이 다른 나라 운송업체가 자국도로에서 영업행위를 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막고 있다. 또 각국 정부발행 운송허가증을 소지해야 하는데 그나마 국가간 협정에 따라 양을 제한하고 있다.
나라별로 복잡한 통관절차와 통행료·관세·부가세부과를 위한 화물검사 등이 도로를 이용한 운송의 활용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EC통합은 각국간 화물운송 처리와 쿼터 제 폐지를 포함한 이같은 걸림돌들을 일시에 없애 줌으로써 유럽 지역 내 운송 자유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각종 통관서류도 어느 국가에서나 통용되는 단일서류 체제로 바뀌며 아예 서류 없이 수출입 업체가 컴퓨터 온라인망을 통해 통관수속을 하는 전자정보 교환 시스템(Elec-tronic Data Interchange)개발도 추진중이다.
이렇게 되면 EC지역에서 해상 운송과 내륙 운송이 곧바로 연결되는(일원화되는) 복합화물운송체제가 크게 발전하리란 것이다.

<내륙 운송 사 인수>
이에 따라 해상과 육상운송 체계의 연결을 극대화하기 위해 네덜란드의 네들로이드, 영국의 피엔오시엘, 서독의 합바그로이드, 벨기에의 시엠비, 덴마크의 머스크사 등 유럽 각국의 주요 선사들은 지역 내 트럭 운송 등 내륙운송 관련회사를 인수하거나 화물 배송 기지를 확보하는 등 내륙 운송 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의 NYK·MOL·K-라인 사들도 유럽 현지의 트럭운용·복합 운송업자들과의 제휴를 추진중이다.
따라서 한국의 선사들도 EC통합 전에 유럽현지 내륙운송 업체와의 합작투자 등을 통한 내륙 운송 망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최신 정보망을 갖춘 EC운송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EC내 주요항구를 거점으로 내륙운송과 연결되는 종합 화물 유통체계를 갖춰야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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