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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먼 나이는 못 이겼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15세라는 나이 차로「세대간(세대간)의 대결」로 불리던 세계프로 복싱 3대 기구(WBC· WBA·IBF)헤비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젊은 세대인 에반더 홀리필드(28)가「할아버지복서」조지 포먼(43)을 12회 판정으로 제압했다.
챔피언 홀리필드는 20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아틀랜틱시티 트럼프 플라자호텔 특설 링에서 벌어진 헤비급 통합타이틀 1차 방어전에서 도전자 조지포먼을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물리치고 타이틀을 방어, 2천만달러(한화 약 1백40억 원)를 챙겼다.
그러나 도전자인 포먼도 경기 전반을 통해 기대 이상의 투지를 발휘해 홀리필드를 두 세 차례 위기에 몰아넣는 등 선전, 1천2백50만 달러(한화 약 85억 원)를 벌었다.
이로써 홀리필드는 금년 중(9월 예정)이미 도너번러독을 꺾고 통합 타이틀 도전 권을 따 놓은「철권」 마이크 타이슨과 또 한번의 일대 승부를 벌이게 됐다.

<아치 무어 작전지시>
최고령 챔피언을 꿈꾼 조지 포먼의 코너에선 트레이너인 아치 무어(78)가 시종 흥분된 모습으로 작전을 지시해 눈길.
왜냐하면 무어가 바로 기존 최고령 타이틀 도전자 기록울 보유한 인물이기 때문.
무어는 1955년 당시 43세(42년11개월)로 22세 아래의 세계 헤비급 챔피언 플로이드 패터슨(당시 21세)에게 도전했다가 5회 KO패했던 인물.
무어는 이후에도 복싱을 계속, 52세 되던 65년 8월 미시간 시티에서 벌어진 냅 미첼과 현역 마지막 논타이틀경기를 벌여 3회 KO승을 거뒀었다.
무어는 트레이너로서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나 역시 나이 때문에 은퇴한 것이 아니다. 커미셔너가 나의 프로선수 등록을 받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링을 떠난 것뿐이다』고 답변, 노익장을 과시.

<관중들 포먼을 응원>
압도적인 나이 차 때문에 이번 타이틀전을 놓고 미국 프로 복싱 계의 도 박사들은 당초 4-1로 홀리필드의 우세를 전망.
그러나 경기가 임박해지자 3-1로 격차가 좁혀지면서 거액의 자금들이 갈팡질팡하자 장외에서의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경기장으로 전해졌다는 후문.
그 때문인지 최하 1백 달러(한화 7만원)에서 1천 달러를 주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5천여 관중들은 거의 대부분 포먼을 열렬하게 응원하기도.

<알리·프레이저 관전>
이날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왕년의 철권들인 무하마드 알리, 조 프레이저가 차례로 소개되어 1만5천여 관중들은 마치 17∼18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
프레이저는 73년 자메이카의 킹스턴에서 벌어진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포먼에게 3회 KO패, 타이틀을 넘겨 준 장본인.

<포먼 "경기내용 만족">
비록 타이틀 탈환에 실패하기는 했으나 포먼은 자신의 경기 내용에 만족한 표정.
포먼은 경기직후 기자들에게 『나이가 먹었다는 사실이 조금도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제하고『살아 있는 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내 꿈은 챔피언 벨트의 탈환이었고 실패했지만 그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데 만족한다』고 다분히 철학적인 소감을 피력.

<흥행 규모 사상최고>
이날 타이틀전은 흥행 규모 면에서도 9천만 달러(한화 약 6백40억 원)로 프로복싱 사상 최고액을 기록.
지금까지 최고기록은 87년 슈거 레이 레너드-마빈 해글러의 7천7백만 달러(한화 약 5백40억 원)로 무려 1백억 원이 많은 액수.
그 중에는 개인유선 TV 시청료 35달러 짜리 합계가 무려 2백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아틀랜틱시티(미국)=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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