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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제임스 본드' 학술대회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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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제임스 본드가 유명 지식인들이 모여 토론하는 진지한 학술대회의 주제로 등장하게 됐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이달 중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제임스 본드 학술대회'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주관하며 파리 교외의 낭테르.베르사유 소재 대학들, 그리고 유럽 시청각 집필센터 소속의 쟁쟁한 학자들이 참석해 사흘 동안 진행된다.

이 학술 대회에선 제임스 본드의 모든 것이 파헤쳐진다. 제임스 본드가 영국인의 의식구조나 자본주의, 국제 정세, 심지어 세계 요리법에 끼친 영향에 대해 학자들이 토론을 벌이게 된다. 주최 측은 스파이도 권위 있는 연구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고, 제임스 본드 연작 소설의 작가인 이언 플레밍이 진정한 문학가임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발표가 예정된 논문 중에는 여러 가지 흥미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낭시(프랑스 동부 도시)대의 뤼크 샹클랑 교수에 따르면 대영제국 해체 뒤 나타난 본드는 돈주앙을 모델로 만들어진 첫 영국인 주인공이다. 그는 제임스 본드가 제국 해체로 절망감에 시달리던 영국 남성들에게 대리 만족을 줬다는 주장을 펴게 된다.

작가 플레밍에 대한 찬사도 포함됐다. 보르도대의 위베르 보냉 교수는 플레밍을 19세기 프랑스 대작가인 발자크나 에밀 졸라에 비교하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베르사유대 현대사회 문화역사연구소 뱅상 슈니예 연구원은 "제임스 본드 문학은 그 위치에 어울리는 과학적인 관심을 전혀 받지 못했다"며 작품의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제임스 본드를 진지하게 다룬 학술 연구는 과거 두 건밖에 없었다. 1965년 여러 학자가 참여한 '일 카소 본드'라는 논문집엔 움베르토 에코도 글을 썼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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