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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바루기] 정해년 황금돼지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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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간지상의 해는 10간(天干)과 12지(地支)가 순차적으로 배합해 만들어진다. 띠는 사람이 태어난 해를 12지가 나타내는 동물의 이름으로 이르는 것이다. 돼지해는 12년마다 돌아오지만 10간과 결합한 정해년은 60년마다 돌아온다. '정(丁)'이 오행에서 불을 뜻하기 때문에 올해는 '붉은 돼지의 해'다. '황금돼지해'라는 말이 있으나 별로 근거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민간신앙에서는 정해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적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중국에서는 정해년을 '황금돼지해(金猪年)'라 부르며 이 해에 태어난 아이들은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최근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올해 출산 붐이 일고 있고, 출산 날짜를 지난해에서 올해로 미룬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이처럼 먼 옛날부터 내려오는 간지상 개념은 음력으로 따진다는 사실을 알아 둬야 한다. 정확하게는 아직 정해년이 아니다. 설날(음력 1월 1일)인 2월 18일에야 비로소 정해년이 시작된다. 해를 넘겨 신년에 아이를 낳았다 해도 2월 18일 이전이면 간지상으로는 여전히 병술년(丙戌年) 개의 해이고, 그 아이는 개띠다(역술에서는 입춘인 2월 4일을 기준으로 함).

특히 언론에서도 벌써 '정해년'이라 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양력과 음력을 혼동했거나 간지상 개념을 정확하게 적용하지 않은 결과다. '붉은 돼지의 해'든 '황금돼지의 해'든 돈과 관련해 무언가 기대를 갖게 하는 말이라 싫지는 않다. 올해는 경제가 살아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배상복 기자

우리말 ▶ 자료제공 :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홈페이지 : (https://www.joongang.co.kr/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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