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축구단일 팀 남대식 코치|"성적보다는 인화가 더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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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오는 6월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에서는 분단 46년만에 남북한의 젊은 축구선수들이 단일 팀으로 가슴에 녹색한반도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게 된다.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24일∼5월6일·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남북한 단일 팀이 출전하는 제6 회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6월14∼30일)는 6천만 한민족의 이목이 집중될 뿐 아니라 국제축구계의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축구선배들을 당당히 제치고 막중한 자리를 맡게 된 단일 팀 남대식(고려대 감독) 코치를「스포츠 초대석」에 초대했다.
-단일 팀의 코치가 된 소감은.
▲개인으로서는 큰 영광이지만 이 중차대한 임무를 무사히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감독이 아니고 코치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훈련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점이다.
-북한의 안세욱 감독과는 조화가 잘 될 것으로 보는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제27회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당시 내가 느낀 안 감독의 인상은 덕망이 있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호흡은 잘 맞을 것으로 본다.
-일부에서는 단일 팀으로 출전하는 것이 오히려 성적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탁구와는 달라서 축구는 팀웍이 가장 중요하다. 단일 팀이 구성되면 우수한 선수들이 많아져 객관적으로 전력이 좋아지는 것은 틀림없으나 이를 어떻게 조직적으로 극대화하느냐가 중요하다. 한 팀이 제대로 손발을 맞추려면 최소한 3개월 정도가 필요한데 합동훈련기간이 불과 1개월 정도 밖에 안돼 완벽한 팀웍을 갖추는데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본다. 좋은 성적이 나올지, 저조한 성적이 나올 지에 대해서는 낙관도 비관도 않는다.
-그렇다면 합동훈련의 방향은.
▲시일이 없기 때문에 체력과 기본 기는 되어 있다는 전제하에 연습게임위주의 실전훈련과 전술훈련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단일 팀이 구성되면 서울·평양을 오가며 훈련하는 것보다는 한곳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해외전지훈련도 고려해 봄직 하다. 국내에서 훈련하다 보면 신경 쓰이는 것이 너무나도 많고 왕래하는데 시간을 많이 빼앗긴다.
-단일 팀의 베스트11은 어떻게 전망하나.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를 기준으로 볼 때 북한선수들이 다소 많이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당시 우승의 주역이었던 GK 김승안 곽경근 이임생 강철 등 이 올림픽대표로 빠진 반면 북한은 그대로다.
베스트11에 거론될 것이 틀림없는 선수는 북한의 스트라이커 윤철을 비롯, 조인철·김정만·유성근(이상 MF), 박동학·임화영(이상 FB)등 이며 남측에서는 이태홍(FW), 조진호 한연철 서동원(이상 MF), 박철(FB)등이다.
-이번 대회의 목표는.
▲83년 멕시코대회에서 우리가 이룩했던 4강 진입이다. 대진일정에 의하면 우리는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홈그라운드의 포르투갈, 유럽의 신흥강호인 아일랜드, 남미의 아르헨티나 등과 같은 조에 속해 힘든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지만 어차피 목표를 달성하려면 넘어야 할 벽이다. 북한의 체력과 스피드, 우리의 경기운영능력을 빠른 시일 내에 접목시킨다면 단일 팀의 전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남 코치는 단일 팀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선수단의 인화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임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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