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뺀 신당'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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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김근태(얼굴(左))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은 28일 '원칙 있는 국민의 신당'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조찬회동을 하고 "어느 누구의 영향권에서도 벗어나 자율적.독립적으로 신당 창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여권 정계개편 과정에 개입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이다.

정치권은 두 사람이 노 대통령과의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앞으로 신당 추진 과정에서도 친노(親盧)세력이 배제될 공산이 커졌다. 두 사람은 이날 평화개혁세력과의 대통합 결의 등 4개 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김 의장과 정 전 의장은 지난 주말 비공개 만남을 갖고 신당 추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당내 중진들을 잇따라 만나 설득작업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상호 대변인은 "지루한 내부논쟁을 종식하고 힘있게 앞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라며 "당의 진로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세력의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정치적 의사표시는 적절치 않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신당을 지지하는 당 고위 관계자는 "당장 대통령이나 친노세력을 배제하자고 하지는 않겠지만 신당 추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결과적으로 그렇게(배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합의에 대해 신당파 의원들은 대거 환영한 반면 친노파와 당 사수파 의원들은 "당을 흔들기에 앞서 두 사람이 대선 불출마 등 기득권 포기 선언부터 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합의문 4개 항 요지=①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발전시켜 '원칙 있는 국민의 신당'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②신당은 어느 누구의 영향권에서도 벗어나 자율적.독립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③전당대회에서 평화개혁세력과 미래세력의 대통합을 결의한다. ④남은 기간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을 성실히 뒷받침한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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