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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박영균 챔프 등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저돌적인 탱크형 복서 박영균 (박영균·24·현대체)이 한국 프로 복싱 사상 처음으로 세계 페더급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박은 30일 광주 무등산 관광 호텔 야외 특설 링에서 벌어진 WBA 페더급 타이틀 매치에서 챔피언 안토니오 에스파라고사 (32·베네수엘라)를 1라운드 공이 울리면서부터 시종일관 밀어 붙여 심판 전원 일치의 판정승을 거뒀다.
챔피언 에스파라고사에 비해 리치가 짧고 기량이 뒤지는 박은 이날 양훅을 날리며 투지와 힘으로 밀어붙이는 공격적인 복싱이 주효, 아웃 복싱을 펼치며 소극적인 자세로 임한 챔피언에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둔 것이다.
이날 파나마 부심은 1백17-1백11 2명의 미국인 부심은 1백16-1백12, 1백18-1백10으로 각각 박의 우세로 채점했다.
이로써 한국은 유명우(유명우·WBA 주니어 플라이급)문성길 (문성길·WBC 슈퍼 플라이급) 최희용 (최희용·WBA 미니멈급) 등 4명의 세계 챔피언을 보유하는 프로 복싱 황금기를 구가하게 됐다.
지난 86년 신인왕으로 데뷔한 박은 이날 승리로 18승 (DKO) 1무1패를 기록하게 됐으며 김사왕 (김사왕·80년) 박찬목 (박찬목·90년)에 이어 세 번째 주자로 페더급 정상에 도전한 끝에 이 체급 첫 챔피언이 됐다.
지난해 5월 박찬목을 가볍게 일축, 7차 방어에 성공했던 에스파라고사는 그 동안 매니저와의 불화, 수술과 노쇠로 인한 체중조절 실패 등으로 1년 가까이 경기를 갖지 않아 힘을 앞세워 저돌적인 공격을 펼친 박에게 밀리다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에스파라고사는 찬스를 포착할 때마다 날카로운 좌우 연타와 훅을 날려 세계 챔피언다운 기량을 과시했으며 박은 스태미너와 투지는 일품이나 펀치의 정확도, 세기 등을 다듬어야만 롱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대전료로 에스파라고사는 12만 달러 (한화 약8천6백90만원), 박은 1천4백50만원을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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