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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의사는 당연히 무죄/“일의 침략 응징한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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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당시 간수인 당숙영향 받아 재평가 작업/순국 81돌 맞아 내한/가노 다쿠미씨
26일은 안중근의사 순국 81주기날. 이날을 맞아 25일 서울에온 일본 「안중근의사 연구회」의 가노 다쿠미(녹야탁견) 부회장(70)이 「안의사 무죄론」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가노씨는 여순감옥시절 안의사에게 감화돼 최후까지 도움을 준 헌병간수 지바 도시치(천화십칠·34년 사망)씨의 조카.
26일 오전 안중근의사 숭모회가 주관한 8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가노씨는 83년 안중근의사 연구회를 주도적으로 창설,부회장을 맡아오면서 회원인 학계·언론계·문화예술계 인사 1백여명과 함께 일본내에서 안의사 재평가작업을 벌여왔다.
그가 일본 부흥의 원훈 이토히로부미를 암살한 「원흉」 안의사에 대한 재평가작업에 나서게된 것은 당숙인 지바씨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헌병 상등병으로 여순감옥 간수이던 지바씨는 6개월동안 수감돼 있다가 1910년 3월26일 처형당한 안의사를 간수와 죄수의 신분으로 만났다.
27세였던 지바씨는 안의사가 공판정을 오갈때마다 경호를 맡으면서 안의사의 사상과 인격에 감복,오히려 스승으로 받들었다. 이 인연으로 안의사는 처형직전 그에게 『나라를 위하여 몸을 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위국헌신 군인본분)』는 유묵과 수인을 남겨주기도 했다.
안의사 처형직후 자진제대한 지바씨는 고향인 센다이(선대)시에서 철도원으로 있으면서 주위의 눈을 피해 안의사의 반명함판 사진과 필적을 불단에 모시고 하루도 빠짐없이 추모하다 34년 사망했다.
가노씨는 어린시절 당숙이 일본의 원훈인 이토를 죽인 안의사를 칭송하고 그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으나 차츰 그를 이해하고 자신도 안의사를 흠모하게 됐다.
43년 육사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돼 일본에서 2차세계대전을 겪었던 가노씨는 45년 종전후 동북대 법과를 마친 후 52년부터 변호사를 개업,얼마전까지 동경변호사회 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15년전 당숙 지바씨가 묻혀있는 센다이시 대림사에 「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는 비석을 세웠고 79년 안의사 탄생 1백주년을 맞아 유묵을 안중근의사 숭모회에 기증했다.
가노는 83년 안중근연구회를 창설한 뒤 일본내에서 숱한 오해와 비난을 받아오면서도 각종 강연등 열정적인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여순재판당시를 상정해 일본의 안의사 처벌은 위법이라는 「안중근 무죄론」를 발표해 주목을 모으기도 했다.
가노씨는 『일본은 역사적으로 이웃나라에 대한 태도에 잘못이 있었으며 일본의 잘못을 응징한 안의사를 정당하게 평가한다면 일본은 보다 크고 훌륭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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