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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울고 매화피면“봄”/기상청 「봄의 전령」동식물 출현통계 발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나비→개나리→진달래→벚꽃→제비순/최근 5년 이상난동… 빨라진 개화
메마른 콘크리트숲에 둘러싸여 하루 하루를 숨막히게 살아가고 있는 도시인들에게 봄은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다가서기가 일쑤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는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따뜻한 봄을 알리는 「봄의 전령들」에게도 순서를 정해두고 있다.
기상청이 최근 30년간(51∼80년)전국 75개지역의 측후소·관측소에서 해마다 봄꽃들의 첫 개화시기와 월동을 끝낸 동물들의 첫 출현시기를 관측,보고한 자료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봄은 종달새가 지저귀고 매화가 피는 것을 시작으로 해 나비 출현→개나리 개화→진달래 개화→복사꽃 개화→개구리 출현→벚꽃 개화→뱀 출현→제비 출현→뻐꾸기 출현 등으로 이어지며 무르익는다.
각 측후소·관측소는 식물의 경우 시설물주변에 지정되어 있는 관측목에 처음으로 꽃이 피었을때,동물의 경우 시설물 주변에 나타난 것이 직원들에 의해 목격되었을때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각 측후소·관측소가 위치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어느정도 오차는 있겠지만 대체로 이같은 순서로 봐도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기상청은 최근들어 봄의 길목에서 접하게 되는 특징적인 현상은 꽃들의 개화시기가 대체로 빨라지고 대도시 지역의 경우 몇몇 동물들의 출현을 목격하기 힘든 것등이라고 밝히고 있다.
서울지역을 예로들면 최근 3년동안 화신의 대표격인 벚꽃의 경우 평균 개화일이 4월8일로 예년(4월14일)보다 6일가량 빨라졌으며 개나리의 경우 평균 개화일이 3월25일로 예년(4월4일)보다 10일정도 빨라졌다.
기상청은 꽃들의 개화시기가 겨울철 기온(특히 2월)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최근 5년간 계속되고 있는 겨울철 이상난동으로 인한 영향이 아닌가 보고 있다.
또 서울지역의 경우 최근 3년간 종달새·개구리·뱀·뻐꾸기 등이 전혀 목격되지 않아 출현시기의 빠르고 늦음을 따져볼 형편이 못된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관측지점(송월동 청사안)이 도심에 위치,심각한 매연·공해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것으로 보고 서울 근교 산중턱에 별도의 관측지점을 설치할 계획으로 있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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