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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행시 '당찬 여성' 4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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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경제를 국민의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21일 발표된 올해 행정고시 합격자중 최연소인 유예림(20)씨는 공무원을 희망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민족사관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중에 행시 재경직에 합격한 그는 산업자원부 근무를 희망했다. 대외경제협력 업무에 관심이 많아 고시공부를 하는 중에도 중국어를 비롯한 외국어 공부를 꾸준히 함께 해왔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재경직을 지원했던 만큼 재정경제부 근무도 괜찮다"며 활짝 웃었다.

행정고시 기술직에 최연소로 합격한 김신정(21)씨는 지원분야가 화공직이었지만 합격 소감을 묻자 뜻밖에 '통일'을 화두로 들고 나왔다. 산업자원부에서 업무를 익힌 뒤 통일부로 옮겨 남북통일의 기반을 닦고 싶다는 것이다. 김씨는 공직을 희망한 이유도 통일과 연관지어 조목조목 설명했다.

서울 덕원여고를 나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씨는 산업자원부의 에너지자원정책본부에서 일하기를 희망했다. 그는 "대학전공과 직접 관련도 있지만 에너지는 가장 중요한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대부분 통일을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다루지만 산업.경제적인 측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통일은 어려워진다"면서 "산자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통일부로 옮겨 산업.경제적 측면에서 통일의 기반을 닦는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행정고시 수석합격자인 황지혜(26)씨는 일선 고등학교에서 임시교사를 하다 느낀 경험을 교육행정에 반영하기 위해 행시를 선택했다. 석관고등학교와 서울사대 생물교육과를 나와 선덕고등학교에서 과학강사를 하고 있는 황씨는 "학벌 위주인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해소해 보고 싶어 교육행정직을 지망했다"면서 "교육부 학교정책국에서 일하고 싶다"고 지원 희망 부서를 당당하게 밝혔다.

아버지가 경찰공무원인 황씨는 "아버지의 영향 때문인지 어렸을 때부터 공무원이 박봉으로 고생은 되지만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직업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공직 지원 동기를 소개했다.

법무행정직에 합격한 윤정은(26) 씨는 올해 사법고시에도 합격한 고시 2관왕이다. 서울 양천여고와 서울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윤씨는 "사시를 준비해왔는데 비슷한 분야가 행시에도 있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씨는 "일단 내년부터 2년 동안 사법연수원을 마친 뒤 법조인이나 행정 공무원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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