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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노조 탈퇴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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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코오롱 노동조합이 21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민주노총 탈퇴를 결정했다.

경북 구미공장에서 열린 이날 찬반투표에는 조합원 799명 중 790명이 참가해 95.4%인 754명이 민주노총 탈퇴에 찬성했다. 반대한 사람은 35명에 그쳤고 무효가 1표 나왔다.

개표가 끝난 뒤 김홍열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민주노총은 조합원의 권익 향상이라는 노조 본연의 목적은 도외시한 채 정치와 이념을 위한 투쟁에 조합원들을 내세워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노총의 의지대로 끌려가면 회사와 노동조합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조합원들이 공유한 결과 이날 탈퇴를 결의했다"고 덧붙였다. 2002년 태광산업.대한화섬.효성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데 이어 코오롱 노조마저 탈퇴 결정을 내림에 따라 민주노총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논의는 올 7월 김홍열 노조위원장이 당선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조합원 90.8%의 찬성으로 당선된 김 위원장은 "회사가 있어야 노조가 있다"며 노사 화합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임장혁 기자

◆ 코오롱 노조=지난해까지 코오롱 노조는 민주노총 화섬연맹의 대표적인 강성 노조였다. 2003년 800억원의 적자를 낸 회사가 2004년 공장의 노후 설비를 교체하려고 하자 이에 반발해 노조는 64일간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노사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오롱은 그해 2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2005년 회사가 희망퇴직을 포함한 구조조정으로 509명을 감원하고 노조 핵심 간부를 포함한 49명을 정리해고하자 노조는 지난해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해고자를 당선시키는 등 반발해 왔다. 올 3월에는 정리해고자 10명이 서울 성북동 이웅열 회장 자택에 무단 침입하는 등 격한 투쟁을 지속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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