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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서 얻은 지식 독자 1만 명과 나눴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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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앙일보 나현철(경제부문) 기자가 21일 '기자 나눔봉사'에 나서 경기도 고양시 성사고교 1학년 학생 205명과 '직업의 세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나 기자는 "직업은 생계 수단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가치를 세상에 드러낼 수 있는 통로"라고 강조한 뒤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혁명 이후에는 잘 키우는 사람이, 산업혁명 이후는 잘 만드는 사람이 인정받았다면 정보화혁명 이후엔 잘 생각하는 사람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적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일보의 기자 지식.경험 나눔봉사는 이날 나 기자의 강의를 마지막으로 올해 일정을 모두 마쳤다. 기자들이 현장 취재를 통해 쌓은 경험을 독자와 함께 나누는 나눔봉사가 시행 2년째를 맞아 굳건하게 뿌리를 내렸다.

◆ 평기자부터 편집국장까지='기자에게는 봉사의 보람을, 독자들에게는 생생한 지식을'을 모토로 내건 기자 나눔봉사에 올해 참여한 기자는 56명. 패기 넘치는 30대 초반의 평기자부터 전문기자.편집국장까지 수도권은 물론 부산.대구.여수.장성.전주.강릉.청주 등 전국에서 독자들을 만났다. 올해 강의를 들은 독자는 1만600여 명. 학생이 9010명으로 가장 많고 ▶공무원 445명▶학부모 440명▶주부 267명▶회사원 240명▶교사 228명 등이다.

패션을 담당하는 조도연(문화.스포츠부문) 기자는 서울대 교육행정연수원, 서울 신방학중 등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중.고교 교사.교장선생님들에게 '맵시 나게 옷 입는 법'을 강의했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는 5월 진주 경해여고에서 '여고생이 알아야 할 성(性)'을 강의한 뒤 학생들에게서 "엄마.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해 끙끙 앓던 고민을 털어버리게 돼 시원하다"는 호평을 들었다.

이원호(경제부문) 기자는 지난달 충주보호관찰지소에서 절도 등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보호관찰 대상 학생 30명과 함께 '역경을 딛고 성공한 기업인'을 주제로 대화했다. 박보균 편집국장은 5월 SK그룹 임직원들과 '우리시대 지도자의 리더십'을, 9월에는 대한항공 신입 여승무원 70명과 '한국의 이미지를 만들고 파는 사람들'을 주제로 강의했다.

강의 주제도 다양해졌다. ▶건강 관리▶재테크▶진로 지도▶미래의 직업▶한류(韓流)의 특징▶양성 평등▶우리 아이 영어교육▶애니메이션▶자동차▶음악의 이해▶특파원의 세계▶중국의 강대국화▶세계화와 자유무역협정(FTA)▶글로벌 시대 아이 키우기▶북한 청소년의 생활▶대선(大選) 감상법 등으로 확대됐다.

경제부문 김동섭 데스크는 "강의에 필요한 파워포인트와 동영상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학생들에게서 듣고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 "교실에서 들을 수 없는 강의"=서울 명덕외고 3학년 강병준군은 "기업인의 성공 비결과 학창 생활 이야기는 교실에서 선생님에게 듣기는 힘든 내용"이라며 "내년에 후배들이 다시 들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석예술학교 김민정 강사는 11월 21일 이장직(문화.스포츠부문) 기자의 '무대의 심리학' 강의 뒤 감사의 e-메일을 보내왔다. "가정형편상 제때 공부하지 못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가정주부와 50대 만학도들에게 음악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입니다."

서울 강남구립 대치도서관 변현주 국장은 "아이를 직접 키운 엄마 기자(신예리 기자)가 주부들의 눈높이에 맞춰 영어 잘하는 방법을 설명해 줘 피부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고종관(사회부문) 기자가 4월 명지외고에서 '시험 성적 올리는 뇌 건강법'을 강의한 직후 인근 학교에서 강의 자료를 구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내년에도 생활밀착형 강의를 해 달라는 주문이 30여 건이나 들어와 있다. 대한민국청소년방송 '스스로넷' 청소년기자단을 이끄는 장연진씨는 "미래 기자를 꿈꾸며 활동하는 100여 명의 청소년 기자를 위해 방학 기간인 내년 1월 취재와 보도 기법을 강의해 주면 좋겠다"고 연락해 왔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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