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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싼값에 빌려줍니다"|「미술은행」설립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회화·조각 등 미술품을 싼값에 빌려주는 소위「미술은행」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
매달 작품 값의 1∼3%씩의 대여료만 내면 수백·수천 만원 짜리 미술품을 집안에 걸어 놓고 즐길 수 있는 이 미술은행 제도는 미술품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호평 받고 있다.
또 이 제도는 새로운 미술 애호가 층을 확대해 나가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미술은행은 지난 85년 3월 문을 연 동 숭 미술관 미술은행(745-0011)이 선구자적 역할을 해 왔으나 최근 하나로 미술관(569-7527), J&C갤러리(514-7352)와 부산의 모든 아트뱅크(621 -0243)등 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또 조각 전문 화랑인 조형 갤러리와 갤러리 도올·청담 미술관 등 몇몇 화랑들도 이 같은 미술은행 설립을 준비중이다.
미술은행을 통한 미술품 대여 업은 초기에는 주로 기업이나 단골고객들에게 수장 품을 빌려주는 정도로 한정되었으나 요즘처럼 미술은행이 속속 문을 열면서 대여대상도 일반인들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1만2천여 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동숭 미술관은 20일 현재 4천2백여 점을 대여해 놓고 있다.
이는 88년의 평균 1천5백여 점, 89년의 2천7백여 점, 90년의 3천5백여 점에 비해 매년 50%정도씩 크게 증가한 셈이다.
대여 량에서는 기업이 70%, 일반가정이 30%정도의 비율을 보이고 있으나 기업은 한꺼번에 수십 점씩을, 가정은1∼2점씩을 대여해 가는 현실을 감안하면 숫 적으로는 일반가정이 훨씬 많다.
작품을 장르별로 보면 서양화가 70∼80%선으로 가장 인기가 있고 다음이 조각 20%, 한국화 5% 내외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작품 내용도 구상 쪽이 추상보다 단연 우세하다.
이들 미술은행들의 대여조건은 각기 조금씩 다르지만 대여료는 대체로 매달 작품 값의 1∼3%씩 이다.
동숭 미술관의 경우, 1백 만원 미만의 작품은 작품 값의 3%, 1천만원 미만은 2%, l천만원 이상은 1·5%씩의 대여료를 받고 있다. 일반 가정은 약간의 보증금을 받았다가 작품반환과 함께 그대로 되돌려 준다.
또 작품을 빌렸다가 마음에 들어 구입할 경우에는 대여기간에 따라 10∼15%의 할인혜택도 받을 수 있다.
하나로 미술관은 우대 회원제와 일반 대여로 나누어 실시하고 있다.
1백 만원의 가입비를 내고 우대 회원이 되면 작품을 바꿔 빌릴 때마다 가격에 따라 5천∼2만원 정도의 교환비만 내면 얼마든지 많은 작품을 즐길 수 있다. 가입비는 일종의 보증금으로 해약 때 되돌려 준다.
일반가정은 보통 작품 값의 1%를 내고 작품을 빌릴 수 있다. 하나로 미술관은 비교적 작품 값이 싼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1천여 점 소장하고 있다.
지난1일 대여업을 시작한 J&C갤러리는 1백여점의 소장품을 갖추고 작품값의 1·5∼2%를 대여료로 받고있다.
이 화랑은 특히 국내 처음으로 미술품의 할부판매 제도와 환매제도를 실시하고있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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