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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 불끄는데만 15억불/쿠웨이트 유전 불 어떻게 잡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538개나 불타 2∼3년 걸려야 진화/미 업체 기술독점 폭약사용법 쓸듯
쿠웨이트 복구사업중 가장 급한 것은 이라크가 질러놓은 유정의 불길을 잡는 것이다.
「지옥의 불」로도 불리는 유전화재를 잡는 것은 극히 힘든 기술이고 세계적으로도 미 휴스턴에 있는 3개사가 거의 독점하고 있다.
이번 쿠웨이트의 유정화재규모는 사상최대다.
확인된 것만 5백38개 유정이며 여기에서 하루 4백수십만 배럴의 원유가 연기로 변해버린다.
유정 1개소의 불길을 잡는데는 평균 1∼2주가 걸린다. 앞으로 전문회사가 모두 나서 불들을 끈다해도 적어도 2∼3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화재규모가 엄청나 상세한 피해상태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여서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도 있다.
유정의 지상부분만이 불에 타 파이프라인에 원유를 보내는 밸브가 무사하면 원유를 뽑아 올리는 펌프에서 이를 떼어내 불을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랜기간 엄청난 열로 밸브는 녹았을 것으로 보여 이 방법이 적용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불로 불을 끄는 방법」이 유력시 된다. 2백㎏안팎의 다이너마이트나 플래스틱폭탄을 크레인에 메달아 유정 바로 위에서 폭발시키는 방법이다. 폭발로 주위 수십미터를 일시적인 무산소상태로 만듦으로써 불을 끌 수 있다. 그러나 실패할 경우 불길은 더 거세지고 또 유전의 지하부분에 손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이때 현장주변에는 거대한 풀을 만들어 불가까이서 일하는 작업차에서 특수펌프 여러대로 1분에 4만ℓ의 물을 뿜어댄다. 고열을 견디기 위해 필수적인 것인데 사막 한가운데서 급수망도 파괴된 상태라 이것이 가능할지 우려되는 상태다.
또 원유가 스스로 분출하는 형태의 유전도 골칫거리인데 다행히 쿠웨이트에는 이같은 고압의 분출성유전이 40∼50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업은 보통 4인1조의 팀으로 이뤄지며 유정 1개소의 불을 끄는데 이들 소화전문가들에 지급되는 보수는 10만∼50만달러다. 쿠웨이트전체로 불끄는데만 15억달러,원유생산복구에는 2백억달러가 들 것이란 추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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