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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교도소서 개 키워 맘 잡게 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20일 오후 2시 충남 천안시 천안소년교도소 '치료 도우미견 센터'. 소년 수형자 5명이 개 조련사와 함께 푸들 등 애완견을 훈련하느라 바쁘다. 수형자들이 주인 잃은 개를 기르고 훈련하는 과정을 통해 심성(心性)을 교정하고 재범률을 낮춰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교도소가 도입한 교정(矯正)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다. 이날 문을 연 38평 규모의 '치료 도우미견 센터'에서는 수형자 5명이 3개월 동안 애완견을 한 마리씩 맡아 키우고 훈련한다.

수형자는 어린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경력이 없고 형기(刑期)가 2년 정도 남은 사람 중에서 선발됐다. 개는 길거리에 버려져 떠돌아다니다 붙잡혀 동물보호센터 등에서 보호받고 있는 애완견이다.

삼성에버랜드가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도우미견센터 건립과 도우미견 선발과 분양, 훈련을 지원한다. 이 회사 장재원 홍보담당은 "미국 매클라렌 소년교도소가 1993년 도입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형자 중 재범자가 단 한 명도 없고, 24년 동안 이 제도를 시행한 워싱턴 여자교도소 역시 재범자가 두 명에 불과할 정도로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애완견은 복종훈련.특기훈련.예절교육 등 훈련을 받은 뒤 일반 가정이나 혼자 사는 노인, 사회복지기관에 무상으로 분양된다. 이 프로그램이 재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확인될 경우 교도소 측은 대상자를 늘릴 계획이다.

천안=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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