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꼭 고백하세요" … 보도자료 내며 마지막 기회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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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금융 감독 당국이 분식회계 기업에 '최후의 읍소(泣訴)'를 했다. 가짜 회계 장부를 쓴 것에 대해 올해 안에 '고해성사'를 하라고 '애원'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홍렬 부원장은 20일 '과거 회계처리기준 위반사항 수정 촉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아직 정리하지 못한 과거 회계처리기준 위반사항이 있다면 올해 12월 31일 기준 결산재무제표 작성 때 모두 수정할 것"을 당부하면서 "이번이 최후의 읍소"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11일 상장기업에 대해 과거 분식회계 사실을 수정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또 전 부원장은 이달 들어 상장법인과 회계법인의 최고경영자(CEO).최고재무책임자(CFO) 등과 연쇄회동을 통해 이번이 분식회계 수정의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전 부원장은 "국회에서 지난해 3월 집단소송법의 적용을 2년간 미루는 결단을 내렸고 감독 당국도 분식회계 정리를 위해 감리 면제와 조치 경감이라는 어려운 결단을 내린 만큼 기업들도 국민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하루빨리 과거 분식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부원장은 이어 "이런 기회를 외면하고 있다가 향후 과거 회계기준 위반사항이 적발된다면 감독 당국은 엄정 조치할 수밖에 없으며 내년부터 시행되는 집단소송의 대상이 되는 불운을 맞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식 회계감독 1국장은 "그간 너무 많이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분식회계를 고백하지 않은 기업이 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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