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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180도 유황 물에 물고기가 유유자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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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끓는 용암으로 인해 섭씨 180도가 넘는 바닷속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헤엄치는 가자미처럼 생긴물고기(사진)가 발견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이런 극한 환경에서 게나 새우.홍합 등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물고기가 목격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참서대류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BBC는 전했다.

넙치와 비슷한 참서대류(몸이 납작하고 바닥에 거의 붙어서 헤엄치며, 눈은 바닥이 아닌 위쪽에 몰려 있는 물고기류)의 이 물고기는 태평양 서부 바닷속에서 캐나다 빅토리아대 연구팀에 의해 포착됐다. 연구팀은 괌과 일본 사이에 있는 1200㎞에 달하는 초승달 모양의 화산지대인 '마리아나 아크(Mariana Arc)'에서 이 물고기 떼를 찾아냈다. 발견된 물고기는 가장 큰 것이 11㎝를 넘지 않으며, 미생물을 먹고 살아가는 것으로 연구팀은 짐작했다. 이들은 원격조종 잠수정을 이용해 해당 지역을 탐사하던 중 세 차례에 걸쳐 180도가 넘는 뜨거운 바닷속을 헤엄치는 이 물고기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어떤 특수한 방어 메커니즘으로 이 물고기들이 고농도의 중금속이 함유된 강산성의 뜨거운 물에서 견딜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표본으로 잡아온 물고기들을 분석 중이다. 이들은 머리뼈를 검사해 이 물고기의 성장 속도를 재고, 동위원소 검사를 통해 이들의 먹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는 조만간 학술지에 발표하기로 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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