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마셜플랜」업계 관심집중/미 주도 전후논의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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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동재건 위해 미서 개발은행 제안/우리도 끼어야 전후복구 참여 유리
미국이 추진중인 신마셜플랜에 국내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최근 『이라크·쿠웨이트의 재건을 위해서는 범세계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이른바 중동개발은행(MEBRD)의 설립을 제안했다.
이 은행은 EC가 주축이돼 올봄 설립될 동유럽개발은행(1백20억달러 규모)과 비슷한 수준인 1백억∼1백20억달러의 기금을 조성,전후 복구사업에 충당할 예정이다.
미국은 2차대전 직후 유럽재건을 위해 당시 미 국무장관이던 마셜의 제안으로 「유럽경제협력위원회」를 구성,48∼52년 5년동안 미국이 서유럽 16개국에 1백28억달러를 원조해주는 마셜플랜을 실시해 전후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장악했었다.
미국은 이같은 전후 재건계획을 중동을 대상으로 다시 채택,최근 위축돼온 국제경제 사회에서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출자국을 다국적군 참여국과 중동국가들을 중심으로 짤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걸프전쟁에 병력을 파견하지 않은 일본·독일 등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카타르·UAE·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의 출자비중을 높여 같은 중동내의 부국이 빈국을 도와주는 체제를 마련,그동안 중동정세의 근본적인 불안요인이 되어온 회교권내 빈부격차를 완화시켜 나간다는 장기적인 복안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계획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될지는 미지수나 걸프전쟁을 계기로 미국의 영향력이 높아질 것만은 분명해지고 있다.
쿠웨이트쪽은 이미 전후 복구사업을 미국기업들이 주도하고 있고 중동재건개발은행이 설립되면 복구계획의 중추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고 있고 업계는 특히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기대하고 있다.
동유럽개발은행에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우리나라도 0.65%의 지분율을 갖게될 예정이다.
중동개발은행에도 어떤 형식으로든 참여해야 전후 복구사업 참여도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으며 정부도 그러한 시각에서 이 은행에 지분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이 비록 병력은 보내지 않았지만 분담금을 냈고 의료진·수송기 등을 파견했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대미협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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