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휴대전화가 미국 상륙 10년 만에 1억 대 팔렸다.
삼성전자 미국통신법인(STA)은 1997년 미 이동전화 사업자인 스프린트에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휴대전화를 수출한 지 10년 만에 미국 누적 판매량이 1억 대를 기록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삼성이 휴대전화를 1억 대 이상 판 나라는 미국이 처음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시장이라 글로벌 업체 간의 경쟁도 가장 치열한 무대다. 삼성 관계자는 "3억 명의 미국인 셋 중 한 사람은 삼성 휴대전화를 써 봤거나 쓰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미국 진출 첫 해인 97년 44만 대의 휴대전화를 판 삼성은 올해 2400만 대 판매를 기대한다. 연간 판매량이 10년 새 55배로 늘어난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미국 내 15.6%의 시장 점유율(1800만대)을 기록해 미 모토로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손대일 STA 사장은 "내년도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려 2위 자리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공항 내에 설치한 손 모양의 휴대전자 조형물. 삼성은 휴대전화 1억 대 미국 판매를 기념하기 위해 뉴욕 JFK 공항과 댈러스 공항 내에 감사 광고와 대형 무료 휴대전화 충전소를 설치했다.
사회 공헌 활동도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한 몫 했다. 삼성전자는 97년부터 3년간 '수잔 지코만 유방암 재단'에 매년 40만 달러를 기부했다. 또 유방암을 극복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페기 프레밍, 유방암에 걸린 부인의 간병을 위해 은퇴한 유명 풋볼 선수 크리스 스펠먼 등을 모델로 한 광고도 미국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삼성은 2002년부터 미국인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카레이싱 대회인 '나스카(NASCAR)'를 후원하고, 2003년엔 영화 '매트릭스 2'에 등장하는 매트릭스폰을 제작해 한정 판매하는 등 현지인 특성에 맞는 마케팅으로도 재미를 봤다.
뉴욕=남정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