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후세인 믿기 어렵다”/급박하게 돌아가는 걸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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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소 정상 75분 통화/이라크 “지상전땐 무자비한 복수”
○…말린 피츠워터 미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과 그의 고위 보좌관들이 지상전을 피하기 위해 주어진 마지막 기회로 후세인 대통령에게 제시할 지침들에 대해 지난 수주일간에 걸쳐 검토해 왔다고 22일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번주 이라크에 4일간의 철군허용 시일을 주는 안을 동맹국들에 내놓았으나 동맹국들은 그 기간을 1주일로 하는 것이 보다 공정하다고 결정했다면서 『이를 검토한 후 우리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피츠워터 대변인은 철군시한의 결정은 부시 대통령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었다고 밝히고 부시 대통령은 21일밤 보좌관들에게 『날짜를 정해 후세인에게 최종시한을 주어 이것이 그들이 이행해야 할 날짜라고 말하자. 이 안들은 모두 검토할 필요는 없으며 계획을 펼쳐나가도록 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측은 다음날인 22일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존 메이저 영국총리 등 다국적군측 지도자들에게 서둘러 전화를 했으며 뒤이어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다시 전화를 걸어옴에 따라 양국 대통령은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이 통화내용을 듣고 있는 가운데 75분간에 걸쳐 통화를 했는데 한 보좌관은 이 전화가 지금까지 양국 정상들이 한 통화중 가장 긴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그나텐코 소련 대통령 대변인은 부시 미 대통령의 최후통첩에 대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의 반응은 소련의 새로운 수정안에 반영돼 있다』고만 대답하고 소련은 평화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다국적군측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아직도 이라크가 침략자이며 이번 전쟁에서 죄가 있는 측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와는 별도로 고르바초프의 또 다른 대변인인 세르게이 그리고리에프는 미 CNN TV와의 회견에서 이라크는 곧 다가올 사막의 모래폭풍과 회교의 축제달인 라마단기간이 되면 다국적군의 지상전 전개가 어려워질 수도 있을 것으로 계산,평화안 제의 등 협상 분위기를 지연전술로 이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리고리에프는 이제 후세인을 신뢰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가 진정으로 이라크군을 철수시키기 시작한다면 평화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철수시한만 정해놓고 이행치 않고 지연전술을 사용할 경우 다국적군의 지상전 개시에는 박차가 가해질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이라크는 자국의 군대가 다국적군의 지상공격에 대응할 태세가 돼 있으며 많은 이라크 민간인을 숨지게 한 다국적군의 공습과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이라크의 복수는 『무자비할 것』이라고 23일 말했다.
이라크 관영 라디오방송은 이날 『복수는 지상전투와 회교도 게릴라 작전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방송은 이어 『우리는 침략자의 썩은 육체를 불태울 준비가 돼있다. 우리의 복수는 파괴적이며 잔인할 것이다.
이 복수는 「무자비,무자비,무자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22일 미 국방부가 걸프전쟁에서 희생돼 돌아온 미군들의 관을 언론과 일반인들이 지켜보는 것을 금지시키는 것에 대해 위헌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국방부에 대한 위헌심판 소송을 제기했다.<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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