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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특집 일제유물과 우리문화재 조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3·1절을 맞아 일제시대 한일 양국의 민족감정과 얽힌문화재를 현 시점에서 재조명한 TV특집물이 방송된다.
MBC-TV는 요즘한창 논란이 일고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철거여부를 진단하는 특집프로그램을, KBS-2TV는 일제의 문화재 도굴로 시작되는 한일문제를주제로 한 드라마를 마련했다.
이들 프로는 일제가 남긴 유물과 우리 고유의 문화재를 다룬 점에서 차이가 있으나 암울했던 시절의 앙금을 털어내고 올바른 역사유물관이 자리잡기위한출발점으로 삼을수 있다는 측면에공통점이 있다.
MBC-TV의 『국립중앙박물관철거인가,보존인가』는 일제잔재의대표적인 건축물에 초점을 맞춘 까닭에 관심을모으고있다.
시점 자체가 정부의 경복궁복원계획과 맞물려 건물철거여부가사회적으로 쟁점화되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옛 조선층독부건물로 사용된 치욕의 건물은 당연히 철거돼야 한다는 쪽과 수치스런 일제36년에대해 후손들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쪽의 주장이 맞서 있는 상태다.
『이 건물이 근대사에서 갖는 의미는 큽니다. 일제시대 일장기, 해방후 미군정때의 성조기, 정부수립이후 태극기, 6·25때의 북한 인공기가 차례로 걸린 영욕의 상징터이기도 하죠. 철거냐, 보존이냐에 따른 논리를 제공해 시청자들이 판단토록 하는 방송공청회 성격으로 보면 됩니다.』
아무래도 철거를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은 반면 반대하는 측의 인사는 정면으로 나서기 어려운 현실때문에 제자에 애를 먹는다는 제작팀장 양철훈기자(35)의 말이다.
중앙청으로도 사용된 이 건물이 왕궁터에 일본의 일자를 상징하는 양식으로 지어져 조선의기를 꺾으러 했다는 학계의 설등을 설명해줄 각계 전문가를 출연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어령 문화부장관, 국립중앙박물관강, 관련 사학자, 풍수지리가, 건축학자들이 나오며 40년대 주한독일외교관이 찍은 역사적 비디오 자료도 함께 공개한다.
이프로는 『MBC리포트』를 통해3일 오전 10시30분에 방송된다.
KBS-2TV『1986년 9월의 비망록』(1일오전 9시50분)은 문화재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새삼가다듬어보게 할 드라마다.
일제때 일본고위관리가 국보급문화재들을 긁어모아 때를 봐가며 반출하러다 결국 세월이 흘러 충주호의 수몰지역에 잠겨버리는 허망함을 안겨준다는 줄거리로 돼있다.
작가 박용수씨의 제1회 KBS방송문학상 수상작을 드라마화해 88년 8·15특집극으로방송,이번이 재방인 셈인데 당시 호평을 받은 점등이 참작돼 재탕(?)의 비난위험을 무릅쓰고 방송되는 셈이다.
우리국민의 문학재에 대한 애착이 다른나라에 비해 덜하다는 지적도 있어 많은 제작비를 들인 이프로는 한일간 문화재에 대한시각등 두나라의 민족감정을 되돌아볼 계기가 될것 같다.
좀처럼 같이 출연하지 않는 두중견 연기자 노주현·한진희씨가 공동주연으로 나서 보여주는 연기가볼만하다는게 제작진의 얘기다.<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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