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학원을 이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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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교사들은 언어.외국어 영역의 1, 2, 3등급 구분 점수를 모두 정확히 예측했다. 수리 가형에 있어서는 3등급 구분 점수, 수리 나형 2등급 구분 점수를 정확히 맞혔다. 교사들의 예측이 가장 크게 틀린 건 수리 가형 2등급 구분 점수. 여기서 교사들은 실제(원점수 기준 81점)보다 2점 낮게 예상했다. 하지만 대형 입시학원들의 예측은 교사들보다 훨씬 부정확했다.

회원 수가 100만 명이라는 메가스터디는 언어 1등급 구분 점수만 맞혔다. 수리 나형 3등급 구분 점수는 실제(원점수 기준 72점)보다 무려 7점이나 낮게 발표했다. 청솔학원도 정확히 맞힌 것은 1등급 구분 점수뿐이었다.

메가스터디와 청솔학원은 지난달 수능이 끝난 뒤 각각 9만 명과 4만 명의 학생으로부터 가채점 결과를 받아 과학적인 기법으로 분석했다고 발표했다.

메가스터디 손은진 본부장은 13일 "가채점한 학생들이 정확한 자료를 올리지 않을 경우 정확한 예측을 하기 어렵다"며 "교사들은 우리보다 보름 뒤 분석을 했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단 이남렬(한대부고 교감) 단장은 "점수 예측이 정확했던 이유는 교사들이 수능 직후 보름 이상 숙식을 함께하며, 자료를 모으고 분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도단 소속인 휘문고 신동원 교사는 "각 학교의 자료를 서로 돌려보며 토론했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강홍준.이원진 기자

◆ 서울시 진학지도지원단=공교육 교사 63명이 "학원이 만든 배치표로 진학지도를 해온 관행을 반성하자"며 지난해 말 결성했다. 올해는 학부모를 상대로 진로 안내 행사를 했다. 실업계 학생들을 위한 진학 자료도 만들어 각 학교에 무료로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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