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CoverStory] '성과급 잔치' 올해는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매년 거액의 성과급으로 샐러리맨의 부러움을 산 삼성전자도 올해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2004년 최고 700%(기본급 대비)까지 나왔던 특별 성과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없다. 올해 이익도 반도체 쪽에 몰려 정보통신.가전.액정표시장치(LCD) 등 여타 사업부는 다소 위축됐다. 메모리사업부는 내년 초 지급될 PS(초과이익배분금)에서 올 초와 마찬가지로 연봉의 50% 수준을 받을 게 확실시된다. 하지만 같은 수준의 PS를 받은 무선사업 부문은 해외 경쟁 격화에 따른 이익 감소로 그 정도까지 기대하기는 힘들게 됐다. 가전과 LCD사업부도 내수 부진과 제품 단가 하락으로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다. 다만 올해 '보르도 TV' 열풍을 일으켰던 LCD-TV 사업부는 어깨를 편다.

자동차 업계도 환율 문제와 파업 등이 겹쳐 '파티'가 힘들게 됐다. 지난해 대리급 이하 직원에게 통상급의 200%를 지급한 현대차는 올해 생산목표 달성률에 따라 최고 15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노사 간에 합의했다. 그나마도 파업과 판매 부진으로 목표치를 밑돌 전망이다.

통신 업계 분위기 역시 썰렁하다. 주요 업체들이 연말 성과급을 지난해보다 줄이거나 아예 주지 않을 분위기다. 올 상반기 적자를 낸 LG전자 휴대전화 사업 부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성과급 지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KTF도 정기 상여금 외에 별도의 성과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영업이익이 목표치인 4000억원을 넘어섰고 가입자도 700만 명을 돌파한 LG텔레콤의 경우 직원들은 기대를 높이지만 회사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정유 업계도 정제 마진이 줄어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바람에 지난해보다 성과급이 적을 것이란 소문이 돈다. 지난해 연말 성과급으로 기본 연봉의 최고 50%까지 지급한 현대오일뱅크는 올해엔 월급의 50%만 돼도 좋다는 분위기다. 조선.석유화학.유통 업계 등도 지난해 수준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말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두며 상여금 잔치를 벌인 은행권은 올해 상여금 지급 규모를 정하지 못했다. 지난해 통상임금 250%의 특별 상여를 지급했던 국민은행의 경우, 이익은 지난해보다 더 났지만 대손충당금 적립 문제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남이 볼세라 돌아서서 미소짓는 곳도 있다. 르노삼성은 하반기에 통상급 200% 수준의 생산성 격려금에다 200만원 안팎의 PS, 개개인의 고과에 따른 격려금(최대 100%) 등을 줄 예정이다. 한때 경영위기를 겪은 LG데이콤은 올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이 예상되면서 월 기준급의 100%를 전 직원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D램 반도체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하이닉스반도체도 두둑한 성과급을 기대한다.

이현상.최준호.김승현 기자

◆ 성과급=회사의 매출이나 이익 등과 연계해 지급하는 특별 급여. 기업 실적이나 개인 고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기 상여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외환위기 이후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