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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오일 달러' 지고 '오일 유로' 뜨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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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주요 산유국들이 유로.파운드.엔화의 보유 비중을 점점 높이고 있으며 이것이 향후 달러 약세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결제은행(BIS)은 11일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서 주요 산유국들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달러화 비중이 2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로.엔화.파운드화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런 현상이 또 다른 달러화 하락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BIS는 국제 금융시장에 엇갈린 신호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가 순항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기 연착륙도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BIS 보고서의 주요 내용.

◆높아지는 유로화 위상=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외화보유액 가운데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67%에서 2분기 65%로 낮아졌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8개월 전엔 이 비중은 70%를 웃돌았다. 대신 유로화 비중은 20%에서 22%로 높아졌다.

이 기간 중 OPEC 회원국들은 53억 달러의 달러화 자산을 줄인 대신 29억 달러의 유로화와 38억 달러 상당의 엔화 자산을 사들였다. 현재 달러화가 유로화와 파운드화에 대해 각각 20개월과 14년만의 최저치를 보이고 있는 것과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채권시장에서도 유로화로 액면가가 표시된 채권의 발행이 유로 출범 당시(1999년) 19%에 불과하던 것이 지금은 32%로 확대됐다.

◆미국 경제 연착륙 기대=미국의 3분기 성장률이 연율 2.2%로 전문가 예상치를 상회했고, 인플레율도 하향 조정되는 등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기 둔화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 국제금융시장도 지난 5 ~ 6월의 투매 충격에서 회복되고 있다. 헤지펀드 스캔들, 태국.헝가리의 정치 불안, 급격한 환율 변동도 자산 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5년만에 3배 커진 한국 모기지 시장=한국의 주택 모기지 시장은 올해 2000억 달러 규모로 2001년(670억 달러)에 비해 세배로 커졌다. 이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6.6%에 해당한다. 중국(2270억 달러)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2위 규모다.

한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70% 정도로 다른 나라보다 높지 않아 은행의 건전성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이다. 반면 모기지 계약기간이 짧아 장기 모기지 자산과 단기 부채 사이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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