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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남자』서 반항아역 탤런트 최민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연출자 요구대로 탄력있는 연기를 보여줄 때 연기자로서의 「타고난 감성」을 지녔다는 말을 듣게 된다.
주말연속극 치고는 색다른 영상미와 진행으로 최근 호평을 받은 MBC-TV 『고개숙인 남자』에서 반항아역의 최민수씨(29).
『누구나 쉽게 연상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역이죠. 자연히 극중인물이 어떨 것이라는 감성이 이미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채워져 있어 연기하는 데 오히려 힘듭니다.』 반항아의 동적인 부분보다 정적인 면을 찾아야 하는데다 생각없이 행동하는 반항아 보다 생각을 정하고 움직이는 성격을 표출하느라 어려움이 따른다고 한다.
반면 이같은 나름의 고충이 있기에 보는 사람은 연기의 맛을 느낄 수 있고 자신도 조금씩 성장하는 듯한 연기자로서의 또다른 즐거움을 접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출옥과 함께 밑바닥 생활의 잡초인생으로 떠돌며 극중에서 보여준 반항아적 기질의 강렬한 인상이 한국판 제임스 딘을 떠올린다는 평도 있다.
『처음엔 영화배우 때의 겉으로 뿜어내는 역량을 어떻게 속으로 삭여 TV화면에 맞출 수 있을 것인가에 내심 걱정했죠. 어렵게 소화해냈습니다.』 분명히 영화·TV의 영역차이가 있는 만큼 변신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연출자 황인뢰 PD(37)는 남자배우 기근현상이 두드러진 현실에 비춰 좋은 연기자가 될 소질이 있다며 그를 칭찬한다.
85년 연극 『방황하는 별들』(동랑 청소년 극단)로 본격적인 연기생활에 들어선 그는 연극→영화→TV 드라마 무대에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며 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영화 『신의 아들』(86년)에서 주연으로 데뷔한 이래 6편 가량의 은막활동 중 지난해 영화 『남부군』에선 빨치산 시인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바 있어 앞으로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일일드라마 『꼬치미』(87년·KBS-2TV)를 계기로 TV화면에 얼굴을 내민 이후 현재 일일아침드라마 『가을에 온 손님』(KBS-2TV)에도 출연하고 있는 그는 요즘 한참 바쁘다.
『앞으로도 배우고 느낄 게 많은데 자칫 기교만 느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지금의 바쁜 생활이 감성이 깊어져야 할 연기자의 길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한다. 85년 서울예전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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