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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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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새 상품을 만들어 수출할 때 각 나라말로 제품설명서를 쓰자면 여간 품이 드는 일이 아니다. 앞으로 경제협력관계가 더욱 활발해질 소련 및 동구권지역은 더욱 그렇다.
기업들의 바로 이런 고민을 풀어주는 기술번역 전문회사가 있다. 서울 당주동 모비코(대표 김온양·52)가 그것이다.
『수출신장과 번역업무는 비례합니다. 그동안 번역하면 으레 문학작품 같은 것을 떠올렸지만 산업이 발달하면서 기술번역이 중요한 분야가 됐습니다. 김사장은 번역이야말로 비용이 별로 들어가지 않는 부가가치가 높은 최고의 지식산업이라고 강조한다. 번역단가는 기술적인 내용과 사용언어 등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영문 1백단어(2백자원고지 한 장반 정도) 에 3천∼5천원. 모비코는 지난해 이 같은 번역료로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30%를 늘려 15억원으로 잡았다.
김사장은 모비코가 1∼2명이 작은 사무실을 낸 채 이력서·여권서류 등 간단한 것을 번역해주는 일반 번역업소와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우선 기업을 상대로 수출대상국 언어의 기술번역을 주로 맡는다. 전자동교환기(TDX) 컴퓨터·가전제품 등의 제품소개서가 많다. 전공별 전문번역사가 번역한 뒤 분야별 공학박사에게 의뢰해 기술적인 감수를 시킨다.
전산정보·전자통선·자동설비·경영과학·우주항공팀 등 전공별로 전문팀을 구성해놓고 있다. 또 각 기업의 산업 영업비밀과 관련돼 있으므로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한다.
번역품질보증서를 발행해주며 번역한 뒤 디자인·편집까지 도맡아 한 권의 완전한 책으로만들어준다. 유럽 및 동구권의 특수어번역을 위해 현지에 업무제휴 협력회사를 갖고 있다.
『걸프전쟁으로 CNN뉴스를 동시통역하면서 통역의 중요성도 새삼 인식됐지만, 통역은 순간이고 번역은 문서로 영원히 남는다는 점에서 그 정확성이 더욱 요구됩니다』
모비코는 번역상 하자보증을 위해 최종납품상태의 번역물 사본을 1년동안 보관해둔다.
모비코는 대학에서 전자통신분야를 전공한 김사장이 83년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했다. 현재 계약직을 포함, 3백여명의 직원들이 전자출판시스팀을 갖춘 채 일하고 있다.
김사장은 모비코를 종합전문서비스업체로 키운다는 생각 아래 모스트 (전문인력파견 및 국체회의용역업체) · 코델 (배달전문)· 골드라인코리아(홍보회사)·모던대행 (심부름센터) 등도 설립, 이끌고 있다.
특수기술분야에 관한 기술서적인 『테크노신서』, 월간 영문경제지 『비지니스 저널』 도 발행 중이다. 또 기술용어와 우리말 정착을 위한 연구와 전문기술번역사 양성을 위해 「기술번역 언어문화연구소」 를 올 하반기 중으로 성립할 계획이다. <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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