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 유영주 패기의 전주원 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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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유영주(유영주·1m78cm·SKC)와 전주원(전주원·1m76cm·현대산업개발)두「억대신인」이 실업무대에서 펼친 첫 라이벌대결은 1년 선배인 유영주의 노련미가 전주원의 패기보다 한 수 위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90년대 한국여자농구를 이끌 차세대기수로 촉망받고있는 두 선수 모두 기대대로 진가를 발휘했다.
90농구대잔치 2차대회12일째 여자 부B조의 SKC-현대산업개발경기.
유영주(20)의 SKC에나 전주원(19)의 현대에나 똑같이 4강 결승리그 티킷이 결정나는 심각한 한판승부에서 점프 력이 좋은 포워드 겸 센터 유는 25득점에 리바운드 7개를 기록하는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게다가 유는 60-60 두 번째 타이를 허용한 경기종료34초 전 특유의 화려한 돌파력으로 수비수3명을 제치고 레이업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내는 명연기를 발휘했다.
반면 전주원은 10득점에 리바운드 5개로 객관적 기록 면에서는 유에게 훨씬 못 미쳤다.
그러나 전반에는 실업5년 생으로 수비력에 일가견이 있는 SKC의 유정애(유정애·1m71cm)가 오직 전만을 집중적으로 따라붙었고 후반에는 라이벌 유영주가 임무를 교대했음에도 불구, 신입생(선일여고졸업예정)다운 투지와 파워로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며 게임을 차분히 리드한 전 역시「2억 원짜리」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최장신 가드로서 볼 배급이 능란하고 패스가 어려울 때면 돌파 력으로 골밑슛을 성공시키는 전의 장점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강해질 것이라는 확신을 주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9월 아시아청소년선수권(나고야)에서 한국이 10년 만에 정상에 복귀할 때 주역으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았었다.
그러나 국내무대에서는 피할 수 없는 라이벌로89년 인성여고·선일여고가 여고부 정상을 놓고 유례 없는 명승 부를 벌였던 전국체전 결승이후 1년 만에 다시 만났었다.
당시에는 유의 인성여고가 승리한바 있다.
그밖에도 유가 여고재학시절 이미 국가대표로 발탁된 반면 전은 청소년대표 경력밖에 없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그것은 실력 때문이 아니라 전의 포지션이 가드로 경험 많고 노련한 이형숙(이형숙·한국화장품) 정미경(정미경·서울신탁은)등이 건재 한데다 노련함이 특별히 요구되는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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