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드라마『땅』에 사과명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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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방송위원회(위원장 강원룡)는 25일 MBC-TV 드라마『땅』에 사과명령을, 보도기획프로그램『MBC리포트』에 주의조치를 내렸다. 방송위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MBC는27일 『땅』의 방송직전 사과내용을 자막과 음성으로 같이 내보내야 한다.
TV드라마로는 처음으로 공정성이 문제돼 강도 높은 법적 제재인 사과명령을 받은『땅』(6일 방송)에 대한 방송위의 문제점지적은 크게 세 부분으로 요약된다.
빈부의 극단적 대치묘사에 따른 국민불화와 대립감정유발, 특정 지방의 사투리 사용으로 인한 해당지역의 이미지왜곡 및 여성비하 식의 표현사용, 실제내용과 무관한 뉴스자료화면삽입에 따른 개인적 명예침해 등이다.
방송위는『MBC리포트-정치물갈이 제1편 정치학자가 뽑은 차세대지도자』(5일 방송)에 대해서도 공정성을 문제삼고있다.
차세대 정치지도자라는 예민한 사안을 다루면서 정치학자라는 특정집단에 국한된 여론조사를 하는것은 공정한 시각이 아닐 뿐 더러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땅』은 지난6일 첫 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백담사연설부분을 시작으로 통일음악회, 노태우 대통령의 소련방문,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귀가, 파행국회현장, 주 비 총리회담과 관련된 실제 자료화면들을 삽입, 방송가 안팎에 큰 충격을 준바 있다.
『땅』과『MBC리포트』에 대한 방송위의 이번 징계결정과 관련, 노조·제작자 등 방송인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어 앞으로 공정성 여부문제가 큰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MBC노조 편성·제작부문 민주방송실천위원회는 방송위의 징계결정직후 성명을 내고『이번 조치는 선거정국을 앞둔 정부·여당의 방송통제의도』라며 『보도·제작의 자유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제작자들도 『취재·표현의 영역과 자유가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침해받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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