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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륜서 막아선『통일의 길』음반제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정식의뢰 없었다"주장>
○…남북문화교류의 구체적 결실중 하나인 최초의 남북합작노래『통일의 길』음반제작이 어려움에 봉착.
소프라노 윤인숙씨가 통일관련 노래들을 CD로 만들면서 마지막 곡으로 범민족통일음악회(90년10월·평양)에 참가했던 서울전통음악연주단 황병기 단장과 북한음악가동맹 성동춘 부위원장이 공동작곡한『통일의 길』을 담고자 했으나 아직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못한 상태다. 음반사측이 지난 10일 공륜에 심의를 요청했으나 공륜관계자가『통일의 길』은 빼고 심의받도록 종용하는 바람에 이 곡은 아예 심의대상에서 제외된 것. 이에 대해 공륜관계자는『정식으로 심사의뢰를 받은바 없으며 다만 개인적으로 자문을 청하기에 관계정책기관과 먼저 상의하고 오지 않으면 심의기간이 매우 길어진다고 조언했을 뿐』이라고 해명.
지난해 12월 송년통일전통음악회에서도 평양민족음악단의 승영희씨가 불러 널리 알려졌던 이 노래는 그 가사나 곡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북한음악인이 작사·작곡에 참여한 것이 공륜차원의 심의를 어렵게 한 상황인 듯.
황병기 교수는『앞으로 남북문화교류가 점점 활성화될 것을 고려해서라도 이런 문제를 대충 열버무리려들게 아니라 관계당국과 협의, 합리적인 원칙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
윤씨도 이 통일노래 음반에『사랑』(문익환 시·이건용 곡)등을 수록하기 위해 이미 1년 넘게 우여곡절을 겪었다면서『정부 승인하에 남북음악인들이 오가며 만들고 부른 이 노래 때문에 또 한차례 진통을 겪자니 우리의 분단현실이 새삼 가슴쓰리게 느껴진다』고 토로.

<"운영위 등 일방적 조직">
○…문학부의「연극·영화의 해」사업추진계획에 잔뜩 기대를 가졌던 연극계는 막상 당국의 계획안이 자신들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하지 못한 수준임에 크게 실망.
연극협회「연극의 해」집행위원회(위원장 권오일 연극협회이사장)는 18일 기자회견을 갖고『연극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관주도로 이끌어가려는 행사에 도저히 참가할 수 없다』는 결의안을 발표.
이날의 기자회견장은「문화부 성토장」을 방불케 했는데 이는 관리들의 고압적 자세에도 불구하고「연극발전을 위해」라며 참아온 연극인들의 감정이「끝까지 무시당했다」는 분노로 폭발했기 때문.
연극인들은 문영위원회등 집행기구를 연극인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관료중심으로 조직한 점, 실질지원액이 18억원에 불과하며, 중장기계획에 대해서는 전혀 예산의 뒷받침이 없는점, 연극관람쿠퐁제 실시예산 2억원 무시, 내년이후 계속사업에 대한 태도불명 등에 대해 크게 불만.
연극인들은 지난해 8월「연극·영화의 해」를 발표하고도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은 문화부와 달리 자신들은 지난 6개월간 기획위원회 등 각 조직을 만들고 수십차례 회의를 거듭, 모처럼 연극계의 총의를 모아 문화부에 제시했다고 자부.
연극인들은 이같은 불만을 정리해 연극제작금고조성·연극회관건립등 시행보장, 연극교과과정반영·국립예술학교설립등 방안연구를 위한 위원회구성예산 4천만원 책정, 쿠퐁제실시 예산보장, 계속사업으로 추진할 항목명시등 4개항을 요구하고『이들중 하나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결의.
한편 문화부는 연극계의 이같은 반발과 관련해 각 언론사에「연극협회성명에 대하여」라는 자료를 배포, 사업계획이 어디까지나「시안」임을 강조하고『2월까지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겠으나 페르시아만전쟁으로 계획자체가 전반적으로 재검토 될 단계』라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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