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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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소설당선 김경자씨 인간·사회의 도덕성 회복 위해 노력>
『인간의 도덕성에 대해다시 한번 생각해 보려했습니다. 인간이라면 본능적으로 지니고있을 선에 대한 욕구를 일깨워 자기 자신의 선 성을 돌아보는 계기를 주러했습니다.』 중편『회복의 장』으로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한 김경자씨(43·서울동작구흑석동 한강현대아파트109동901호)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내재된 착한 심성을 드러내 건강한 자아, 나아가 도덕성 회복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독일로 취업한 간호원의 삶을 다루고 있다. 어려운 가정생활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독일로 취업한 주인공은 거기에서 받은 급여 거의 전부를 집으로 송금하며 살아간다. 풍요한 나라에서 적잖은 벌이를 하며 살면서도 그걸 꼬박 송금해야하는데서 운명적인 박탈 감을 느끼나 주인공은 현지에서 만난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돕는 과정에서 그러한 박탈 감을 극복한다.
이러 저러한 운명적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남을 돕는것이 아니라 인간은 누구에게나 능동적으로 즐거이 남을 도울 수 있는 선 성이 내재돼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은 전한다. 무대가 독일이기 때문에 이 작품에는 통일을 이루는 독일의 정치·사회적 ,상황도 삽화처럼 삽입돼있다.
『민족분단도 결국은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되고 굳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때문에 인간의 착한 심성을 회복, 남을 수용하고 화해하는 것이 통일의 길이라 봅니다. 앞으로는 통독과정을 그린 장편소설을 써보고 싶습니다. 물론 우리 분단현실과 맞물려 가면서요.』
부군의 독일 근무로 2년 간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김씨는 거기에서 보고 느낀 독일 통일을 장편 화 할 계획. 삶에 대한 허망함이 느껴지기 쉬운 중년, 자기 자신의 구원을 위해 소설 쓰기를 시작했다는 김씨는 자신의 문학이 삭막한 인간사회에 생명수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희곡당선 우봉규씨 남북한 공감 가능한 작품 쓰고싶어>
『관객들에 게 직접적으로, 또 총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희곡의 매력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갈등을 일으키는 인간사회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이 희곡이라 생각,10여 년간 희곡에 매달렸습니다.』
『남태강곡』으로 희곡부문 우수상을 차지한 우봉규씨(31·인천시북구 부개동477의5 동아아파트3동302호)는 우리의 삶 자체가 갈등이듯 희곡도 갈등을 생명으로 한다며 이 장르에 매달린 10여 년 만에 큰상을 차지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남태강곡』은 아버지를 죽이고 산문으로 들어간 한 구도자를 그리고 있다. 구도의 열망속에 가장 끊기 어렵다는 부자지정의 선을 끊기 위해 아버지를 죽이고 산으로 들어가 도를 찾으나 결국은 실패하고 다시 인간세계의 고통을 찾아다니는 구도자를 통해 우씨는 결국 참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도에 의해서든, 초월적인 무엇에 의해서든 보상받지 못하더라도 온몸으로 부딪쳐 치열하게 사는 삶의 모습을 그리려했습니다. 생사윤회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얽혀 갈등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삶의 진정한 모습 아니겠습니까.』
때문에 아버지를 살해하고도 도를 깨치지 못하고 다시 인간 세상에 내려온 주인공의 철저한 고통이 우리의 원형적 삶과 갈등의 모습 아니겠냐는 것이다.
『남쪽 사람들뿐 아니라 북쪽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환영받을 수 있는 작품을 보고 싶습니다.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정치이념보다는 가족사적인 것으로 뭉쳐져 있기 때문에 정치이념의 허상을 벗기고 혈연적인 면을 들추어내면 의외로 쉽게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봅니다.』
1986년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한 우씨는 현재 불교전문출판사인 민족사에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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