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샀다하면 대박' 옛말…공모주 신화 흔들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지난 4일 거래소 시장에 첫 상장된 한솔홈데코는 기관투자가들이 66만주를 쏟아내면서 하한가로 밀린 데 이어 5일 가격제한폭에 가까운 13.2% 하락하며 1천7백70원으로 마감했다. 공모가(1천5백원)보다는 17% 높지만 주가가 이처럼 급락하면 주식을 내놓아도 매수가 없기 때문에 공모주 청약을 통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다.

지난달 24일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나노하이텍도 3일 연속 하한가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해 10거래일 동안 주가가 오른 날은 하루에 불과하다. 상장 또는 등록 초기에는 주가가 강세를 보였던 예전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다. '공모주만 받으면 많은 차익을 낼 수 있다'는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공모주 시장에 갈 곳 없는 돈이 몰리면서 청약경쟁률이 5백대 1, 1천대 1에 달하는 것이 무색한 상황이다.

특히 기업공개(IPO)가 많은 코스닥 시장에서 공모주의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5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새로 등록한 22개사는 등록일 대비 4일 현재의 주가 등락률이 -12.2%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에 비해서도 수익률이 6.9% 못 미쳤다. 이들 새내기 등록기업 가운데 MCS로직이 70.8% 하락해 최고 하락률을 보였으며, 그나마 우리산업이 57%의 상승률로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과장은 "주가가 약세일 때 주간 증권사가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시장조성 의무가 사라지면서 기관들이 거래 초기에 보유 주식을 처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공모주 청약 때부터 기관의 보유 물량, 유통가능 주식수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