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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NN이 터뜨린 「개전」 특종/누가 어떻게 전황 전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백악관 발표 34분 앞질러 보도/이동식 중계장비로 현장서 위성에 쏘아/호텔실내에 송신기,자체 발전기로 가동
「페만전쟁은 바로 TV의 보도전쟁」이라고 할 만큼 이번 전쟁보도에 TV는 큰 위력을 보였다.
그 가운데 단연 돋보인 TV는 바로 미국의 뉴스전문 유선방송인 CNN(Cable News Network) TV.
CNN­TV는 16일 오후 6시35분(미국 동부시간) 『월드 뉴스』 프로에서 『수많은 섬광이 바그다드시로 몰려들고 포성이 들린다. 미국의 공습이 시작된 것 같다』고 바그다드의 존 홀리먼특파원의 일성으로 페만전쟁 개시를 특종보도했다.
이는 백악관대변인이 『쿠웨이트의 해방은 시작됐다』는 부시 대통령의 짤막한 성명을 발표한 것보다 정확히 34분 빠른 것이었다.
CNN은 이번 페만전쟁 취재를 위해 1백50여명의 대규모 기자단을 중동지역에 파견,전쟁개시부터 공격과정까지 매일 24시간 탁월하게 앞선 보도를 내보냈다.
ABC·NBC·CBS 등 세계적인 방송과 AP·UPI·AFP·로이터 등 세계 4대 통신사는 물론 국내 TV들도 경쟁적으로 CNN을 인용보도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바그다드에서의 생방송은 압권이었다.
현지에 파견된 세 기자(존 홀리먼·버나드 쇼·피터 아네트)들은 비록 현장모습은 화면으로 보여주지 못했으나 현지의 생생한 폭발음을 배경으로 현지 상황을 육성보도했다.
이들이 방송을 하는 알라시드호텔에 폭음이 크게 들리며 유리창이 흔들리자 방송도중 『우』『우』하며 놀라는 기자들의 목소리와 『바닥에 엎드려있다』는 버나드 쇼기자의 설명은 미국인들에게 공습을 실감시키고도 남음이 있었다.
부시 대통령 뿐 아니라 체니 국방·파월 합참의장도 현지 지휘단의 보고보다 빠른 CNN에 채널을 고정시키고 전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들은 CNN의 이번 역할을 『공격이 있었고 이를 증명할 CNN이 있었다』고 표현하고 있다.
CNN이 이처럼 가장 빠르고 현장감있는 뉴스를 내보낼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최신통신장비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이라크 통신시설활용이 불가능한 바그다드에서 다른 TV들은 전화가 단절된데 반해 CNN 보도진은 일종의 무선이동방송국인 이동위성중계장비(Satellite News Gathering:SNG)를 갖추고 현장에서 직접 위성으로 뉴스를 쏘아보내고 있다.
CNN 본사는 이들이 보내온 내용을 받아 다시 방송위성을 통해 곧바로 전세계에 전하고 있는 것이다.
취재팀은 송신기와 송신용 안테나로 짜여진 송신시설을 십분 활용,생중계를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호텔실내등에 송신기를 고정시킨 뒤 직경 3m 정도의 원형 또는 타원형의 안테나를 호텔옥상에 설치,공중에 떠있는 위성방향으로 각도를 맞춰가며 송신하는 방법이다.
바그다드 CNN특파원의 육성중계 가운데 배터리걱정이 반복해서 나온 이유는 이 통신장비가 현재 SNG장비에 필수적인 자체발전기로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비는 일반전원을 사용하다 전기공급이 중단되는등 만일의 경우 별도의 자체발전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돼있어 중계계속을 위한 배터리 충전이 CNN 보도진의 시급한 과제가 될 수도 있다.
이 장비를 통해 이들 취재팀이 찍은 화면도 전송할 수 있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SNG장비와 연결을 못해 화면이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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