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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석유위기 올 것인가(경재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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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세계석유수급 큰 지장없다/증산분·비축물량으로 충격 흡수/1·2차때보다 우리체질 강해져/전쟁 지속기간 따라 달라져
페르시아만전쟁이 미국을 위시한 다국적군의 압도적 힘의 우위속에 단기전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전쟁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은 전쟁기간이 얼마나 되느냐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1개월 이내의 단기전일 경우는 플러스,3개월 이상 끌게될 경우 마이너스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쟁기간,또 이에 크게 좌우되는 복구기간은 유가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는 곧 경제운용계획의 수정여부와 연결된다.
페만 개전후 전세계의 유가가 폭락하고 주가가 폭등한 것은 이번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현재 짜여진 올해 경제운용계획은 별다른 손질이 필요없고 경기위축(리세션)의 기미를 보이고 있던 미국경제를 비롯,세계경제에 자극제로 작용해 오히려 수출등 대외여건이 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페만전쟁이 3차 석유위기로 이어질 것인가의 여부를 속단키는 어렵지만 현 전황으로 보아 위기상황이 예상되지는 않고 있으며 또 장기전으로 인해 그같은 사태가 오더라도 중동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는 한 그 영향은 1,2차때보다는 덜하리란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80년의 마이너스성장까지 몰고 왔던 2차 석유위기때와 이번 상황은 크게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이번 전쟁은 그 양상과 크게 관계없이 세계석유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라크·쿠웨이트의 수출중단물량은 하루 4백만배럴 수준이나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등 기타 산유국의 증산으로 충분히 메워지고 있으며 또 미국을 비롯한 주요선진국의 비축물량이 어느때보다 많아 하루 2백만배럴 정도의 추가방출이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특정국가에 대한 공급배제등도 없으므로 자원 내셔널리즘이 대두되면서 의도적으로 촉발됐던 1차위기때나 수급의 대폭적이고 장기적인 차질(79년 OPEC 산유량 3천1백50만배럴→82년 1천9백80만배럴)로 빚어졌던 2차위기때 같은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79∼81년의 2차위기때와 견주어 볼때 경제규모의 확대등으로 충격은 상대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원유도입가격이 10% 오를 경우 국내도매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한은분석에 따르면 지난 80년에 1.88%였으나 현재는 0.81%로 줄어들었다.
또 80년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65억달러였다. 여기에는 요즘 통계에서 잡지않고 있는 국내은행 보유분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현 통계기준으로 보면 30억∼35억달러 정도다.
현재 외환보유고는 1백60억달러 수준이므로 외환부족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1,2차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수송중인 원유를 포함,93일분(금년수준 기준)에 해당하는 비축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작년수준 기준으로는 1백12일분 물량이다.
올해 경제운용계획은 유가 25달러를 전제로 짜여졌다.
만약 유가가 이보다 큰 폭으로 오른다면 우리경제는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계산에 따르면 원유도입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때 경제성장률은 0.5% 떨어지며 연간 4억3천만달러의 추가수입부담이 생긴다.
또 도입단가 1달러 인상은 국내유류가격에 4.6%의 인상요인을 생기게하며 이를 반영할 경우 도매물가는 0.4%,소비자물가는 0.07%의 직접인상효과를 가져온다. 이는 연관 후방산업에 전가돼 물가인상효과가 더욱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1차위기때 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긴축정책을 폈지만 2차때는 경기침체를 벗어나는데 더 큰 비중을 두어 오히려 완화정책을 취했었다.
이번 사태의 향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정부는 기본적으로 유가상승상황속에서 통화긴축으로 물가를 잡는데 최우선 목표를 둔다는 생각이다. 이 경우 성장을 희생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정책적 선택의 문제다.
그러나 현 상황에 비추어 석유위기가 다시 닥칠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으며 경제운용계획 또한 큰 손질은 필요치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에너지의 안정확보와 효율적인 이용은 이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산업경쟁력 확보에 대단히 중요한 과제며 이번 사태는 이를 다시 일깨우는 주요한 계기로 이용되어야 한다.<박태욱기자>
◇페만전쟁 상황별 경제파급효과(삼성경제연구소)
시나리오Ⅰ 시나리오Ⅱ 시나리오Ⅲ
개 요 단기전으로 교착상태로 중동 전면전으로
미국 승리 장기전 내지 확대
협상대치
·유전피해 작음 작음 큼
·유가(배럴당 23∼25 30 50∼80
달러)
·가능성(%) 70 20 10
세계경제 당초예상(O 1.7% 정도 마이너스성장
ECD 평균 의 저성장
2%) 보
다 성장률 0
.3∼0.4%
증가
국제경제변화
·GNP성장률 7.0(6.6) 6.0 3.0
(%)
()안은 연
초 예상률
·소비자물가 9.5(9.5) 12.5 19.5
(%)
·경상수지 ­45(­55) ­70 ­100
(억달러)
·수출(억달러 690(680) 676 656
,통관기준)
·수입(〃) 768(772) 785 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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