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크 발표문·회견 요지/베이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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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내가 전달한 조지 부시 대통령과 다른 맹방들의 메시지는 이라크가 국제사회의 요구를 수락해 평화적으로 철수하든가,아니면 무력으로 축출당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으며 유감스럽게도 오늘 6시간여의 회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수락하는 문제에 관해 이라크가 신축성 있는 입장을 취할 것인지 아무 말도 못들었다.
이라크 지도자들은 이라크와 맞서고 있는 28개국이 이라크를 쿠웨이트에서 몰아낼 힘과 의지가 있다는 것을 의심해서는 안되며 이라크는 잔인한 쿠웨이트 점령을 계속하는 길을 선택할 경우 이라크가 승리할 수 없는 군사적 대결의 길을 택하는 것이 된다.
나는 이런 점을 아지즈 장관에게 제기했으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평화적 결과를 진정으로 소망하고 있다.
이제 선택은 이라크 지도층에게 있으며 이라크 지도층이 평화의 길을 택하기를 기대해보자. 이라크는 신속하게 행동을 취해 쿠웨이트에서 철수할 때다.』

<일문일답>
­유엔이 정한 시한인 15일까지의 남은 시일에 알제리와 같은 다른 아랍국가들이 위기해결을 위한 외교조치를 취한다면 이를 환영하겠는가.
▲이라크와 맞서고 있는 나라들은 세계의 평화유지 및 안보기관인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실천하려는 연합세력이다. 따라서 유엔사무총장이 중재한다면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는 이 위기를 외교적 및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모든 조치를 환영한다고 나는 앞서 말한바 있다. 우리는 이라크측에 신축성이 있다는 시사를 전혀 받지 못해 실망했다.
­신축성의 징후를 못보았다는 말인가. 아지즈 장관은 이라크가 쿠웨이트에 군대를 계속 주둔시킬 계획으로 있다고 실제로 말했는가.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고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하지도 않았다. 솔직히 말해 그들의 입장에 신축성을 전혀 찾아보지 못했다.
­미국의 결심에 관해 아지즈 장관에게 무엇이라고 말했는가.
▲서서히 격분하지만 원칙을 강력히 믿고 우리가 침략을 묵과해서는 안된다고 믿는 미국인들의 결심을 오산하지 말라고 말했다.
­회담중 이라크측으로부터 무슨 말을 들었는가.
▲예를 들면 그들의 쿠웨이트침공 이유가 방위적 성격을 띤 것으로 그들이 쿠웨이트의 위협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세계의 어느 나라가 그말을 믿을지 아주 어렵다는 말을 아지즈 장관에게 했다.
­이 위기를 토의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를 다시 소집할 가능성을 논의했는가.
▲이 시기에 안보리회의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전쟁을 피할 방도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방도가 있기를 희망한다.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결정이 내려진바 없다.
○아지즈
『나는 어젯밤 제네바에 도착했을 때 내가 여유있는 마음을 가지고 왔다고 말했고 그것이 내 의도였으며 나는 또한 성실한 생각을 가지고 왔다.
이번 회담에 대해 여러분의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 회담이 페르시아만의 최신 사태가 발생한지 5개월만에 열리는 것이라는 점이다.
나는 베이커 장관에게 만일 우리가 보다 빨리 몇달전에 만날 기회가 있었다면 우리 사이의 많은 오해를 제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커 장관이 이라크측의 오산에 관한 미국 정부의 역설을 길게 이야기하기에 나는 그 점에 대해 우리가 오산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에게 분명히 밝혔다.
우리는 당초부터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우리는 미군의 페만 배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고 있고 유엔 안보리 결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고 있으며 우리는 정치적·군사적 및 기타의 요소 등 상황의 모든 요소를 알고있기 때문에 오산이라는 말은 맞지않는 말이다.
이번 회담은 전문적인 관점에서 매우 중대하며 따라서 우리는 서로가 상대방의 말을 주의깊게 들었다. 우리는 서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각기의 견해를 설명하고 정보를 교환했으며 나는 이번 회담의 이런 점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다룬 문제에 대해 너무나 중대하고 큰 의견차이를 가지고 있었다. 베이커 장관은 이미 잘 알려진 미국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페만의 현사태와 이 사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결의라는 한가지 문제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다.
나는 매우 분명하게 현재 우리 지역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평화·안보와 안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만일 여러분이 중동지역 전체에 포괄적이고 영속적이며 공정한 평화를 가져올 용의가 있다면 우리도 협조할 용의가 있다.
만일 미국 행정부가 그 입장을 바꾸어 그같은 평화를 위해 우리나 또는 기타의 이지역 당사자들과 협력한다면 우리는 흔쾌히 열의를 가지고 그같은 노력에 참여할 것이다.
베이커 장관은 지난해 8월2일과 그후에 일어난 일들이 팔레스타인문제 때문에 일어난 것이거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나는 팔레스타인 문제와 이라크와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설명했다.
여러분은 내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의 수락을 거부했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이 서한에 쓰인 용어가 국가원수간의 서신에 쓰이는데 걸맞지 않기 때문이다.<제네바=배명복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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