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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반군 수도장악 임박/바레대통령은 UAE에 망명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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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나이로비·봄바사 AP·로이터=연합】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 대통령의 가족이 아랍에미리트연합으로 탈출,정치적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소말리아의 반군은 7일 반군이 수도 모가디슈의 거의 대부분을 장악했으며 시아드 바레 대통령의 22주년 통치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군에 대해 투항할 것을 촉구했다.
아부다비의 외교소식통들은 시아드 바레 대통령의 가족 70명이 아랍에미리트로 탈출,망명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대통령이 이들과 함께 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22년 독재·가혹탄압이 붕괴 불러/모래알 반군조직 내전 계속될 듯/정정혼미 소말리아(해설)
소말리아의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 정권의 붕괴는 22년간에 걸친 장기독재의 폐해와 경제피폐가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종족주의와 족벌위주의 국정운영과 반정부게릴라 진압과정에서 발생한 무자비한 인권탄압이 이를 가속화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6개월여의 공방전 끝에 이번 축출된 바레 대통령은 지난 69년 셰루마루케 대통령이 암살된 후의 공백기에 무혈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했다.
그는 정권을 장악한뒤 사회주의 체제를 도입하고 소련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77∼78년의 대 에티오피아 오가덴사막 전쟁에서 소련이 에티오피아를 지원하자 대소 단교를 선언하고 이후 친서방노선을 유지해왔다.
바레는 미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권위주의적 독재체제를 이끌어왔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인 「아프리카 감시기구」는 지난 2년간 5만∼6만명의 무고한 국민이 정부에 의해 살해됐으며 50여만명이 강제로 추방당했다고 보고했다.
바레 대통령은 지난 89년 현행 헌법을 수정,복수정당제와 시장경제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개혁청사진을 발표,국민들의 불만을 무마하려고 하기도 했다.
바레정권은 무너졌지만 많은 서방관측통들은 바레 이후의 소말리아에는 앞으로도 반군조직간에 내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영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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