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방학건강] 이번 방학엔 꼭 바로잡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내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겨울 방학을 보람차게 보내게 할 수 있을까. 수많은 어머니가 학원 스케줄부터 관리하지만 겨울 방학이야말로 학업성취의 근본인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드는 일이 급선무다. 현명한 어머니라면 일단 내 자녀의 나쁜 생활 습관을 점검한 뒤 개선 방법을 찾아 개학 후에 계속 실천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습관성 행동장애 교정=주로 초등학생에게 많다. 처음엔 다른 사람 흉내내기 등으로 시작되지만 몇 번 반복하다 보면 '긴장 해소'를 위한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손가락 빨기.몸 흔들기.손톱 물어뜯기.머리카락 잡아당기기.이갈기.틱증이 대표적인 증상들.

주로 혼자 있을 때(잠들기 전 등) 자신을 위로하거나 불안감을 더는 목적으로 시작하지만 일단 습관이 되면 문제가 된다. 예컨대 억눌린 분노나 원망을 표현하는 방법인 이갈기만 해도 치아와 턱근육.턱관절 손상을 초래하며, 손가락 빨기 역시 앞니 두 개가 토끼처럼 돌출되는 부정교합을 만든다는 것.

문제는 원인과 무관하게 일단 한번 습관이 되면 쉽게 고치기 힘들다는 점. 따라서 기간을 넉넉히 잡고 적극적인 행동교정에 나서야 한다. 예컨대 이갈이의 경우 치과에서 교정틀을 처방받아 밤에 계속 끼고 자야 한다. 틱도 대부분 초등학교 때 시작, 한두 달 후 없어지므로 어른들이 무심하게 대하지만 일단 습관성 행동으로 자리 잡으면 소아정신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올바른 식습관=현재 우리나라 비만 인구는 30%를 넘는다. 초등학생 10명 중 1명은 비만인 상황이다. 따라서 우선 방학을 시작하는 날 체중을 재서 비만이나 과체중이 아닌지 기록한다. 만일 체중이 또래보다 많다면(10% 이상:과체중, 20% 이상:비만) 비만의 주범이 잘못된 식습관이라는 사실을 온 가족이 인식한다. 가족이 함께 방학이 끝나는 날까지 5~8㎏ 정도 감량을 목표로 삼고 계획을 짜보도록 한다.

올바른 식습관의 기본은 소식의 생활화. 우선 방학 때만이라도 야식.과자.초콜릿.케이크.청량음료.패스트푸드.튀긴 음식(통닭) 등은 가족 구성원 누구도 먹지 말자. 또 가능한 한 어머니가 자녀와 삼시 세 끼를 함께 먹되, 매끼 식단은 '밥+국(찌개)+반찬 두세 가지+채소 한 접시' 등 전통 한식을 먹도록 하자. 물론 이때도 배부를 때까지 먹지 말고 배고픔이 가시면 숟가락을 놓는 습관을 들일 것.

채소 중심의 식습관은 한두 달 습관 들이면 과식하지 않고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식후 과일 두세 쪽을 먹는 것도 빼놓지 말 것. 또 성장기 때 필요한 칼슘과 단백질 공급을 위해선 하루 우유(저지방우유나 탈지) 두 컵을 마시는 습관이 배도록 한다. 겨울엔 특히 크리스마스.생일.신년 파티가 많아 가족 구성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과 자세 교정=평상시 신체활동도 적은 데다 날씨가 추워지면 몸은 더욱 움츠러들기 마련. 따라서 계획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참고로 성장.발육이 좋으려면 하루 2시간 이상의 신체활동이 필요하다.

아침 기상 직후 어머니와 함께 10분 이상 스트레칭하는 습관부터 들이자. 아이가 재미있게,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종목을 정하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 달 정도 즐기다 보면 개학 후에도 아이 스스로 운동하겠다고 나서기 때문. 운동은 가급적 어머니가 함께하는 게 최선이다. 운동 종목은 자전거.요가.수영.춤.테니스 등 아이가 선호한다면 무엇이든 상관이 없다. 단 스키와 스노 보드처럼 겨울철 한 시즌만 할 수 있는 종목은 주말에 즐기는 정도가 좋다.

자세 교정도 겨울 방학이 최적의 시기다. 우선 책상에 앉을 땐 팔꿈치.엉덩이.무릎.발목이 모두 90도 각도를 유지하도록 매번 설명할 것. 조명기구는 왼쪽 뒤쪽에 비치하고, 눈과 컴퓨터 모니터 간 거리는 눈이 약간 높은 위치에서 40㎝ 떨어진 정도가 적당하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도움말=서울대 의대 소아·청소년 정신과 김붕년 교수, 순천대 의대 소아과 이동환 교수, 연세대 의대 재활의학과 문재호 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