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 "전공의 행정처분 하고싶겠나, 복귀 간곡히 부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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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대상으로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재개를 검토 중인 정부가 22일 “정부라고 행정처분을 하고 싶겠나”라며 “전공의들이 빨리 복귀해 의료 체계가 정상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병원의 비상진료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2차 예비비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부 출범 2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부 출범 2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조 장관이 2022년 10월 취임한 지 1년 반 만에 마련한 자리다.

조규홍 장관은 20일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가 한 언론에 전공의들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 “손해배상 관련해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전날 이 같은 발언을 한 관계자를 밝히고 이들을 처벌해달라고 대통령에 촉구했다. 논란이 되자 장관이 직접 나서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다만 행정처분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처분 시점과 수위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전공의가 현장을 떠난 시점이 개인별로 다르고 사유도 다를 수 있어서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돼야 하고 누구도 예외 없이 지켜야 할 사회적 약속이다. 현재 3개월 넘게 (전공의들의) 현행법 위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사직 전공의들을 향해 조속한 복귀를 촉구했다. 조 장관은 “정부라고 사직 전공의들에 대해 처분하고 싶겠나. 빨리 돌아오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교수님들께서도 전공의가 복귀할 수 있게 설득해달라”며 “필요한 게 있다면 말씀해 달라”고 했다.

조 장관은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2차 예비비 투입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의대 증원 이후 전공의 이탈에 따라 병원 경영이 어려워지자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1157억원 규모의 1차 예비비를, 3월부터는 1900억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을 매월 투입했다.

다만 “국민 부담이 전가되지 않는 선에서 지원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병원의 경영상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코로나19와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면서다. 조 장관은 “전공의가 떠나고 진료를 축소하다 보니 병원 손실이 많이 나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큰 병원 위주로 코로나19에 준해서 지원을 해 달라고 말씀들을 하신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과 병원 경영 어려움은 코로나19와 성격을 달리 해야 할 것 같다”며 “코로나19는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전공의 이탈은 병원 관리와 관련된 문제여서 국민 부담으로 전가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대생의 의사 면허 국가 시험 일정 조정과 관련 “현재로써는 특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실기시험은 매년 9월에서 11월 사이에, 필기시험은 그다음 연도 1월에 하고 있는데 고시 응시자는 6개월 이내에 졸업 예정자도 응시가 가능하다”면서 “지금이라도 복귀를 하게 되면 고시 일정은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 상황이 장기화하는 것과 관련 “의료개혁을 통해 국민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진에게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현재 정부의 대책은 의료개혁특위원 회를 빨리 가동하고 많이 논의해 의료개혁을 완성해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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