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네이버, 일본에 떠밀려 라인지분 팔지는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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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4일 경기도 성남시 라인플러스 본사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대통령실은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뉴스1]

14일 경기도 성남시 라인플러스 본사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대통령실은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뉴스1]

대통령실은 14일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네이버는 라인야후가 7월 1일까지 일본 정부에 제출할 예정인 행정지도 조치 보고서에 지분 매각을 담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네이버가 경영 판단에 따라서 지분을 매각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적어도 이번 행정 조치가 압박으로 작용해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의사에 반해 서둘러 파는 일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네이버가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건 처음이다. 다만 일본 정부가 향후 라인야후와 관련해 지분 문제를 계속 거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양국 간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적절한 정보 보안 강화 대책이 (일본 정부에) 제출되는 경우 일본 정부가 네이버 의사에 배치되는 불리한 조치를 취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실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라인야후 사태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성 실장은 그러면서 “일본 정부의 수차례 행정지도에도 지분 매각이라는 표현이 없고 경영권 차원에서 언급한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라인야후 사태는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 서버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개인정보 수십만 건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촉발됐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 뒤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에 나섰다.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이날 성 실장이 언급한 정보 보안 강화 대책은 일본 정부의 개인정보 관리 우려에 대한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대응책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인야후는 7월 1일까지 행정지도에 따른 조치 보고서를 일본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성 실장은 “정부는 라인야후가 일본 정부에 자본구조 변경을 제외한 정보 보안 강화 대책을 제출하고자 한다면 네이버에 필요한 지원을 충분히 제공할 것”이라며 “필요시 우리나라 관련 기관의 기술적·행정적 자문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연일 라인야후를 놓고 입장 표명에 나선 건 야권에서 저자세 대일 외교 공세가 이어지자 논란이 확산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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