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기공급 중단' 경고에…네타냐후 "손톱만 가지고도 싸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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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라파 작전에 반대하며 이스라엘을 향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우리는 손톱만 가지고도 싸울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9일(현지시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미 말했듯 만약 해야 한다면 우리는 손톱만 가지고도 싸울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에게는 손톱 이외에 많은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신의 힘과 신의 가호로 함께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우리는 라파 공격을 포함해 계획된 작전을 모두 수행할 만큼의 탄약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지난 4일 홀로코스트 추념일 영상 일부를 올렸다. 1분 6초짜리 영항에서 그는 “나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그 어떤 압력이나 국제사회의 결정도 우리를 지키려는 이스라엘을 막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스라엘이 홀로 서도록 강요받는다면 홀로 설 것”이라고 강조한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도 라파 작전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전몰장병 추념일 행사에서 “나는 적들과 최고의 친구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스라엘은 숨죽여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일어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하마스를 때리고 헤즈볼라를 붕괴시키며 안보를 확립할 것”이라고 연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CNN 인터뷰에서 미국이 지난주 선적을 중단한 걸로 알려진 2000파운드 폭탄을 언급하며 “가자에서 민간인들이 폭탄과 다른 공격방법에 의해 죽어가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아직 라파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들이 라파에 들어간다면 무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이스라엘 연정은 안보내각과 전시내각 회의를 잇따라 열고 미국의 무기공급 중단 경고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현지 일간 하욤이 익명의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리는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에서 필요하다면 필사적으로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진심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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