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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10곳 중 9곳 회계공시…민주노총 금속노조는 거부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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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올해 상반기 회계공시 대상에 오른 노동조합 10곳 중 9곳이 공시를 마쳤다. 지난해엔 양대 노총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모두 94% 이상의 참여율을 보였으나 올해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와 그 산하조직이 공시에 불참하면서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공시 참여율이 82.5%로 뚝 떨어졌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노조회계 결산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4월 30일까지 조합원 수 1000인 이상 노조와 그 산하조직 736곳 중 614곳(83.4%)이 회계공시를 완료했다. 하반기 추가 공시 기간에 공시할 예정인 49곳을 제외하면 상반기 공시 대상 687곳 중 89.4%가 공시를 마친 셈이다.

노조 회계공시제도는 조합원과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투명성과 민주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지난해 도입됐다. 공시 자체는 자율이지만, 조합원 수 1000인 이상 노조의 경우 회계공시를 하지 않으면 조합비에 대한 세액공제 15%(1000만원 초과분은 30%)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상급단체가 공시하지 않으면 산하 조직도 공시 여부와 상관없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기에 양대 노총은 정부의 회계공시제도에 반발하면서도 조합원 불이익을 우려해 공시에 참여했다.

지난해보다 공시율 2%가량↓…금속노조 거부 영향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3월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가진 회계공시 전면 거부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3월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가진 회계공시 전면 거부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다만 공시 첫해인 작년(91.3%)과 비교하면 2%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총연맹 차원의 결정과 별개로 민주노총 소속의 금속노조와 그 산하조직 44개가 ‘노조탄압’이라며 올해 회계공시를 거부한 영향이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공시율은 지난해 94.3%에서 올해 상반기 82.5%로 11.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한국노총 소속 노조의 참여율은 지난해 94%에서 올해 상반기 97.6%로 올랐다. 같은 기간 양대 노총에 속하지 않은 노조의 공시율도 77.2%→91.5%로 14.3%포인트 크게 상승하면서 전체 참여율을 끌어올렸다.

조합비 수입 1위 민주노총 

이번에 회계를 공시한 노조 614곳은 지난해 1년간 조합비 등으로 총 6408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당 평균 10억4000만원 수준이다. 조합비 수입만 5800억원으로 전체 수입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작년 조합비 수입이 가장 많은 노조는 민주노총으로 223억원이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교직원노조(151억원), 공공운수노조(147억원), 보건의료노조(145억원) 등도 많은 조합비를 공시했다. 한국노총 총연맹의 조합비 수익은 67억원이고, 한국노총 산하 중엔 전국우정노조(101억원)가 가장 많은 조합비 수입을 공시했다.

614곳 노조의 작년 지출 총액은 6316억원이었다. 노조당 평균 지출은 10억3000만원 수준이다. 주요 지출 항목은 인건비가 17.2%(1088억원)로 가장 높았고, 조직사업비(9.8%), 교섭쟁의사업비(6.0%)가 뒤를 이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는 회계공시 2년 차로 대다수의 노조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회계공시에 참여했다”며 “참여하지 않은 노조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향후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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