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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화상 가스 폭발' 전주리사이클링타운 가동 중단…음식물 쓰레기 대란 오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일 오후 6시42분쯤 전북 전주시 삼천동 리사이클링타운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해 작업 중이던 근로자 5명이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사진은 부상자를 살피는 구조대원들. 연합뉴스

지난 2일 오후 6시42분쯤 전북 전주시 삼천동 리사이클링타운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해 작업 중이던 근로자 5명이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사진은 부상자를 살피는 구조대원들. 연합뉴스

하루 230t…"재가동까지 한 달 이상" 

전북 전주에서 하루 200t 넘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전주종합리사이클링타운이 최근 5명의 부상자를 낸 가스 폭발 사고 이후 한 달 이상 가동 중단이 예상되면서 '쓰레기 대란' 우려가 나온다.

8일 전주시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2일 사고가 난 전주종합리사이클링타운(이하 리사이클링타운)에 대해 안전성이 검증될 때까지 사용중지 권고 처분을 내렸다. 전주시는 가동 재개까지 30~45일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사고 원인이 밝혀지면 리사이클링타운을 운영하는 업체 측이 시설 보수와 함께 시험 가동 등 보완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어 가동 중지 해제 신청 후 4일 안에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해제심의위원회에서 재가동 여부를 결정한다. 승인이 안 되면 업체 측은 다시 보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전주시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리사이클링타운 가동 중단이 길어질 것으로 보이자 지난 4일부터 업체 측에 외주 처리를 요청했다. 아파트 단지 등엔 '오는 10일까지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전주 지역 일평균 음식물 쓰레기 처리량은 230t가량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충북 괴산·청주, 대전 등 3개 지역 외주 업체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어서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어린이날 연휴인 6일 최대 316t까지 늘기도 했지만, 사고 이전 자체 처리하던 양만큼 무난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3일 전북 전주시 삼천동 리사이클링타운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 기관 합동 감식이 이뤄지고 있다.   이 시설에선 전날 폭발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5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전북 전주시 삼천동 리사이클링타운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 기관 합동 감식이 이뤄지고 있다. 이 시설에선 전날 폭발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5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우범기 전주시장 "피해자 치료 지원" 

앞서 지난 2일 오후 6시42분쯤 전주시 삼천동 리사이클링타운 지하 1층에서 가스가 폭발해 이모(58)씨 등 근로자 5명이 전신에 화상을 입어 대전·충북·광주 등 화상 전문병원으로 이송,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같은 회사 소속으로, 사고 당시 하수 슬러지 배관 교체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사고 이튿날 현장 감식을 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음식물 쓰레기와 하수 찌꺼기 등을 처리하는 시설에 쌓인 메탄가스(무색무취 가연성 기체)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지난 3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계 기관과 협력해 원인을 규명하고 위반 사항이 있을 시 법적 조처할 것"이라며 "사고 피해자 치료·회복을 위해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리사이클링타운 운영사 측도 사과와 함께 피해자 지원과 조속한 복구를 약속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공공운수노조 전북본부가 지난 3일 전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사이클링타운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 사고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공공운수노조 전북본부가 지난 3일 전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사이클링타운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 사고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계 "예견된 인재" 비판 

그러나 노동계와 환경단체는 "예견된 인재"라고 비판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유기성 폐기물 처리 시설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고, 가스화 시설에 대한 전문성도 없는 일반 건설업체가 그나마 현장 경험이 많은 노동자를 부당 해고한 채 오래되고 낡은 시설을 손보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주시가 2016년 수익형 민간투자(BTO) 방식으로 세운 리사이클링타운은 전주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와 하수 찌꺼기, 재활용 쓰레기 등 폐기물(1일 기준 300t)을 처리하고 있다. 태영건설·한백종합건설·에코비트워터·성우건설 등 4개 건설사가 합자한 ㈜전주리싸이클링에너지가 시설을 만든 뒤 2036년까지 20년간 관리·운영권을 가지고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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