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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보다 고통스러웠던 눈물의 창원행…손가락 사구가 날린 소중한 기회

중앙일보

입력

NC 김한별이 4일 인천 SSG전에서 사구를 맞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오른쪽 중지와 손톱이 크게 다친 김한별은 곧바로 교체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 KBSN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NC 김한별이 4일 인천 SSG전에서 사구를 맞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오른쪽 중지와 손톱이 크게 다친 김한별은 곧바로 교체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 KBSN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한 손을 부여잡고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입술을 꾹 다문 채 어떻게든 고통을 참아보려고 했지만, 코칭스태프의 부축을 받고 그라운드에서 빠져나와야 했다. 모처럼 주전 도약의 기회를 잡은 선수는 결국 사령탑 앞에서 눈물을 쏟고 말았다.

아찔한 상황은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나왔다. NC가 6-3으로 앞선 7회초 2사 2루에서 타석으로 들어선 김한별은 SSG 오른손 투수 최민준을 상대했다. 초구는 한가운데 직구 스트라이크. 문제는 다음 공이었다. 시속 143㎞짜리 직구가 몸쪽 깊이 향했고, 공은 김한별의 오른손 중지를 때렸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김한별은 쓰러졌고, 왼손으로 오른손을 부여잡은 채 한동안 고통을 호소했다. 벤치에서 이를 지켜보던 NC 코칭스태프는 급히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선수의 상태를 살폈다. 그러나 김한별은 쉽게 일어나지 못했고, 한동안 신음하다가 겨우 벤치로 돌아왔다.

1루도 밟지 못한 채 교체된 김한별은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맞은 부위의 위치가 워낙 좋지 않아 빨리 진료를 받기 위해서였다. 열상이 심해 손가락 출혈이 심했고, 손톱마저 크게 다쳐 응급치료가 필요했다.

그러나 어린이날 연휴가 낀 인근 병원에선 정밀검진이 불가능했고, 결국 다음날 창원으로 이동해 협력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기로 했다. 숙소에서 대기하던 김한별은 이날 저녁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강인권 감독과 잠깐 이야기를 나눈 뒤 창원으로 가는 짐을 쌌다.

김한별과 NC 모두 안타까운 부상이 아닐 수 없다. 김한별이 데뷔 후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NC 김한별. 사진 NC 다이노스

NC 김한별. 사진 NC 다이노스

배재고를 나와 2020년 NC 유니폼을 입은 김한별은 지난해까지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데뷔 초반에는 수비력이 뛰어난 유격수로 평가받았지만, 국가대표 자원인 김주원에게 밀려 주로 백업으로만 경기를 나섰다.

1년 후배의 활약을 묵묵히 지켜보며 기회를 기다리던 김한별은 올 시즌 초반 김주원이 타격 페이스를 찾지 못한 틈을 타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약점으로 꼽히던 타격까지 보완하며 18경기에서 타율 0.370 2타점 6득점으로 날카로운 방망이를 뽐냈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0.421로 준수했고, 특히 3일 SSG전에선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고 수훈선수로 꼽혔다.

전날 19-5 대승을 거둔 NC는 이날에도 8-6으로 이기면서 이번 3연전의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그러나 경기 후 숙소 분위기는 기쁨과는 달랐다. 주전 유격수의 부상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걱정이 컸기 때문이다.

기약 없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김한별은 강인권 감독과의 면담에서 눈물을 흘리며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NC 김한별. 사진 NC 다이노스

NC 김한별. 사진 NC 다이노스

NC 구단은 일단 정확한 정밀검진 결과가 나올 때까지 김한별의 몸 상태 발표를 유보하기로 했다. 현재로선 최대 골절상이 의심되는 상황. 골절이 아니더라도 손가락과 손톱을 모두 다쳐 당분간은 훈련도 불가능할 전망이다.

물론 예상과는 다른 희망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지난달 17일 프로야구 최다홈런 신기록 달성을 앞둔 SSG 최정도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서 윌 크로우로부터 사구를 맞았다. 당시 SSG 구단은 갈비뼈 미세골절이라고 브리핑했지만, 다음날 정밀검진 결과는 단순 타박상이었다. 1군 엔트리에도 그대로 남은 최정은 2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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